[WHY] 무득점 수원,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 2012.07.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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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수원은 지금 심각하다. 최근 4경기에서 0득점 11실점이다. 무득점과 11실점 중 어느 쪽이 더 큰 문제일까? 우승 경쟁팀이라면 득점 실패가 더 치명적이다. 실점이 없으면 지지 않지만, 득점이 없으면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수원의 무득점은 6월27일 전남전 후반 11분 스테보의 골 이후 394분 동안 계속되고 있다. 부진의 전후를 비교해봤다. 상주전(6월14일)부터 전남전까지의 4경기에서 수원은 3승1무 11득점 4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곤 7월1일 포항전부터 21일 대구전까지 4경기에서 1무3패 0득점 11실점이다. 극명한 대비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코너킥 숫자의 의미
전자를 A기간, 후자를 B기간으로 지칭해보자. A기간과 B기간의 유효슈팅은 공교롭게도 25개로 동일했다. 유효슈팅 확률도 46%와 43%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재미있는 차이는 코너킥 숫자였다. A기간 15개(경기당 3.75개)였던 코너킥이 B기간이 되자 33개(경기당 8.25개)로 늘었다. 코너킥은 득점 기회를 뜻한다. 기회가 많아졌는데 득점이 없어지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코너킥 숫자 증가에 뭔가 다른 뜻이 숨어있다는 걸까?

코너킥은 대부분 측면 공격을 통해 얻어진다. 표면적으로는 A기간보다 B기간에 수원이 측면 공격에 더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분석도 가능하다. 크로스 성공률이 떨어졌기 때문에 코너킥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측면 공격 방어의 기본 원리는 윙어를 사이드라인으로 내모는 것이다. 사냥개가 양떼를 몰듯이 말이다. 사이드라인과 수비수 간격이 좁아지면 그 안에 있는 측면 공격수의 크로스 품질이 당연히 떨어진다.

대구전(7월21일)을 현장 TV중계했던 ‘SPOTV’의 이주헌 해설위원은 수원의 문제점으로 “단순한 플레이”를 지적했다. 이주헌 위원은 “스테보는 두 명의 중앙수비수 사이에 고립되고, 측면에 있던 에벨톤과 조용태가 막혔다. 중원은 창의성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이어 “대구 수비수들이 에벨톤 방어를 많이 준비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많아진 코너킥이 단순한 플레이의 부득이한 결과라는 가설에 설득력을 더한다. 반대로 A기간의 미드필더 플레이가 원할했기 때문에 오히려 코너킥이 적었다고 진단할 수도 있다.

심리적 문제?
국가대표 경험을 갖는 축구인 C씨는 심리적 요인에 무게를 뒀다. C씨는 “팀 전력은 이미 정해져 있다. 특히 수원 정도 되는 팀이 쉽게 실점하고 골을 못 넣는다면 분명히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공격이 막혔을 때의 대응이다. C씨는 “측면이 막히면 풀백의 오버래핑이나 중앙 미드필더의 정교한 패스 연결로 대응하는 게 기본이다. 그게 다 막히면 롱패스가 나온다. 그러면 미드필더들은 뛰기가 싫어진다. 또는 자기 할 것만 하는 식이다”라고 경험적 상황을 들어 설명했다.

수원의 라커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주변이 시끄러운 것만큼은 분명하다. 서포터는 윤성효 감독의 퇴진 구호를 외쳤다. 특정 대학교 출신의 중용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벌써부터 차기 감독에 대한 ‘카더라’ 통신도 활발하게 돌아간다. 성적 부진은 나쁜 얘기들을 양산하기 마련이다. 수원 선수단이 들으면 펄쩍 뛸 만한 괴담들이 적지 않다. 부정적인 주변 분위기가 내부로 전염되어 미드필더들의 사기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

라돈치치와 조동건의 복귀가 희망이자 바로미터
현재 수원 공격진에는 라돈치치와 조동건이 빠져있다. 다행히 조동건은 쇄골 골절상을 털고 복귀 준비를 마쳤다. 수원 관계자는 “대구 원정에서는 경기 흐름상 투입되지 않았지만, 25일 광주전에서는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6월 20일 부상 당한 라돈치치의 조기 복귀도 희망적이다. 부상 회복 속도가 빨라 8월 초 복귀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두 선수의 실전 복귀는 수원으로선 큰 희망이다. 떨어진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심리적 지원군이다. 그러나 수원의 득점 부재 문제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만약 두 선수의 복귀 후에도 골 가뭄이 해갈되지 않으면 그거야말로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득점 저조의 문제가 단순히 ‘골 잘 넣는 선수가 없어서’인 편이 수원으로서는 오히려 더 나은 진단 결과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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