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원’ 무리뉴, 뛰어난 전술의 승리
입력 : 2013.02.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 주제 무리뉴 감독의 전략 전술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그가 왜 ‘스페셜 원’인지, 그가 왜 ‘꿩 잡는 매’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27일 새벽(한국시간) 누 캄프에서 열린 2013 스페인 국왕배 준결승 2차전 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전은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 잘 짜여진 팀워크가 화려한 개인기를 어떻게 압도하는 지 확실히 보여준 한판이었다.

무리뉴는 우선 수비 라인을 앞으로 당겼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다간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에 완전히 당한다는 생각에 모험을 건 것이다. 뒤쪽 공간을 어느 정도 내주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면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그리고 이는 제대로 먹혀들었다.

일단 미드필드부터 블록을 형성하고, 바르셀로나 공격수들이 공간으로 침투할 때 강력하게 압박을 하는 ‘존 프레싱’을 완벽히 구사했다. 이 수비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체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전후반 90분 내내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은 것도 ‘존 프레싱’을 매우 효율적으로 해냈기 때문이다.

무리뉴는 중앙 미드필더 콤비 사미 케디라, 사비 알론소에게 번갈아 가며 메시를 방어하도록 지시했고, 두 선수는 절묘하게 호흡을 맞추며 ‘축구신(神)’의 활동을 위축시켰다.

그런데 무리뉴는 이날 좀 특이한 전술을 하나 추가했다. 오른쪽 풀백 아르벨로아를 바르셀로나 왼쪽 공격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마크맨으로 붙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맨 마킹이 아니면 하프라인 근처에서 마크맨을 붙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니에스타는 드리블 혹은 짧은 패스 컴비네이션으로 왼쪽에서 중앙으로 자주 침투한다. 그리고 그 움직임에서 수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어낸다. 무리뉴는 바로 이 점을 간파하고 아르벨로아에게 철저히 붙으라고 지시했다. 아르벨로아는 본인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아르벨로아가 이니에스타를 따라다니느라 생기는 빈자리는 라이트윙 앙헬 디 마리아가 대신 내려가 바르셀로나 왼쪽 풀백 호르디 알바의 전진을 막았다. 이런 유기적인 움직임이 바르셀로나의 공격 루트를 완전히 차단하는 효과를 봤다.

또 하나. 센터포워드로 기용됐던 곤살로 이과인은 미드필드까지 내려가 샤비를 막으며 패스 공급 루트를 차단했다. 이날 이과인은 ‘폴스 9’의 수비형 스트라이커였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격 시에 호날두가 최전방에 대기했을 뿐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 9명은 전후방 폭을 좁게 유지하면서 블록 수비로 바르셀로나의 패스 게임을 원천봉쇄해버렸다.

무리뉴는 인테르 감독 시절이던 지난 2010년 UEFA 챔피언스리그 홈경기에서 메시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똑같은 스코어(3-1)로 승리한 바 있다. 그 때의 데자뷰라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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