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참패' 밀란, 말디니와 네스타가 정말 그리운 이유
입력 : 2013.03.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형석 기자 = "말디니도 없고, 네스타도 없고..."

AC밀란이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원정에서 0-4로 참패하며 다시 한번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밀란은 지난 시즌에도 바르사와의 8강전에서 원정경기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한 채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16강 2차전에서 보여준 밀란의 수비력은 홈 1차전 당시와는 180도 달랐다. 밀란은 2-0으로 승리했던 홈 1차전 당시 철통같은 압박수비를 앞세워 바르사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켰지만, 이번 원정 2차전에선 메시와 이니에스타, 비야 등의 움직임을 제어하는데 실패하며 무려 4실점하고 말았다.

밀란이 챔스 원정경기에서 대량실점하며 무너진 것은 근래 들어 처음 일어난 일이 아니다. 밀란은 지난 2009/10시즌 챔스 16강전에서도 맨유 원정에서 0-4로 크게 졌고, 2011/12 시즌 아스널 원정에서 당한 0-3 패배 역시 충격적인 결과로 축구팬들의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이런 밀란의 원정경기 수비불안은 알레산드로 네스타,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 파올로 말디니 등이 활약하던 전성기 시절의 모습과는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의 밀란은 언제나 철통같은 수비로 상대 팀의 공격을 철저히 무력화시켰고, 이런 수비진의 힘은 챔스 준결승 단골손님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말디니와 코스타쿠르타의 은퇴, 네스타의 잦은 부상 이후 밀란 수비진의 황금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말았다. 2009/10 시즌 맨유전 0-4 패배 당시에도 밀란은 네스타의 부상 공백에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8강에는 진출했지만 0-3의 충격적인 패배를 했던 2011/12 시즌 아스널과의 16강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밀란 수비진에는 은퇴한 말디니도, 부상으로 쓰러진 네스타도 없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리더의 부재는 밀란의 지속적인 큰 경기 수비불안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맨유전, 아스널전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바르사 원정경기에서도 밀란 수비진에는 말디니 혹은 네스타와 같은 리더가 존재하지 않았다. 팀의 중앙 수비진을 책임진 멕세와 사파타는 바르사의 화려한 패스워크에 우왕좌왕 휘둘릴 뿐, 원정경기에서 찾아올 수 있는 커다란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제 2의 말디니', '제 2의 네스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티아구 실바마저 파리 생제르망으로 떠난 지금, 밀란은 최우선적으로 새로운 수비진의 리더를 찾아내야만 한다.

강력한 수비진의 재구축 없이는 밀란의 새로운 황금기도 찾아올 수 없을 것이다. 밀란의 명가재건으로 가는 길이 아직은 멀어 보이는 이유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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