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포커스] 맨유 참패 원인은 선수 아닌 감독탓
입력 : 2014.02.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올림피아코스에 패배의 쓴 맛을 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전술과 감독의 역량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맨유는 26일 새벽 (한국시간) 그리스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올림피아코스에 0-2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원정골 없이 2골차 패배로 8강 진출도 불확실해졌다.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2골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만 8강행을 꿈꿀 수 있다.

선수들의 무거운 움직임이 드러난 경기였다. 중원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은 둔탁했고, 중앙 수비의 골자를 이루는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 조합 또한 올림피아코스의 빠른 공격 템포에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전술적 부재도 문제였다. 모예스 감독은 용병술, 전략 변화 측면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중원 라인 구성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이날 모예스 감독은 마이클 캐릭의 파트너로 톰 클레벌리를 배치했는데 이것이 이날 경기의 문제점이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맨유 입장에서는 올림피아코스와 같이 빠른 기동력을 가진 팀에는 커트 능력 및 활발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마루앙 펠라이니가 더 적합할 수 있었다. 펠라이니는 중원에서 미리 포지셔닝을 해, 상대의 공격 패스를 차단하고 많은 활동량으로 맥을 끊는 선수다. 캐릭과의 호흡도 좋아 펠라이니가 앞선에서 공을 차단할 때는 자연스럽게 위치 변경이 이뤄지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클레벌리는 커트 능력이 약하다. 공간 선점이 취약해 가로채기 성공률이 낮다. 이는 선제골을 허용한 전반 37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당시 클레버리는 중앙으로 향하는 패스 길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포지셔닝의 실패로 위기를 초래했다. 손짓으로 동료 수비수에게 위험 상황만 전달할 뿐, 빠른 수비 가담을 통한 커트에 실패했다. 이 후 올림피아 코스의 크로스와 슈팅이 이어져 골이 터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부문이다.

물론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이다. 그렇기에 클레벌리 기용만으로 모예스 감독을 비난할 수 없다. 하지만 전반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경기 전반과 똑같은 패턴으로 후반에 임한 맨유는 후반 9분 올림피아코스의 조엘 캠벨에게 또 한 골을 허용했다. 그때서야 다급해진 모예스 감독은 후반 15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클레벌리를 빼고 대니 웰벡과 카카와 신지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효과는 없었다. 전반 종료 후 휴식 시간을 통해 새로운 방안이 나왔더라면, 경기 양상은 또 모를 일이었다.

감독은 한정된 자원으로 통해 최상의 효과를 내야 한다. 그래서 감독은 패배의 원인을 선수에게 돌릴 수가 없다. 경기 후 모예스 감독이 “모든 패배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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