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노란 리본+검은 완장’ 숙연했던 전주성
입력 : 2014.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정지훈 기자=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전 국민적인 염원이 확산되고 있다. 프로축구단인 전북 현대와 팬들도 한 마음을 담아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했다.

전북은 22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G조 최종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전. 결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지만 열성적이던 전북 팬들의 응원 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평소 이곳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주성’이라 불리며 축구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자 팬들의 뜨거운 열정이 살아 숨 쉬는 경기장이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평소의 분위기와 달랐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평소처럼 엄청난 환호와 응원가는 없었고 대신 팬들은 조용히 선수들에 박수를 보냈다. 또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는 순간에도 최대한 응원을 자제하는 모습이었고 한 전북의 팬은 ‘응원을 자제하자’며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염원을 담은 ‘노란 리본’도 경기장에서 볼 수 있었다.

이 ‘노란리본’ 캠페인은 세월호 침몰 사건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전 국민적인 분위기를 담아 한 대학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누리꾼들을 비롯해 연예계, 정치권, 프로 스포츠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이날 전북의 팬들도 응원석에 ‘노란리본’을 걸어 캠페인에 동참했다.

양 팀의 선수들도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전북과 멜버른의 선수들은 오른쪽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나섰고 90분간 경기를 임했다. 선수들의 이런 모습에 그라운드는 더욱 숙연해졌고 팬들은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플랜카드를 걸어 마음을 전했다.

세리모니도 없고 팬들의 응원가도 없었던 전주성. 항상 열정이 가득한 이곳 전주성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차분하고 숙연했던 전주성이었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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