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만 많고 실력은 정체'...한국 축구 현주소
입력 : 2014.06.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숱한 논란을 뒤로 하고 8강 이상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항했던 홍명보호의 월드컵 도전이 결국 8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끝이 났다.

비단 결과만을 가지고 입에 오르는 실패가 아니다. 세계적인 팀이 아닌 이상 월드컵이란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중요한 건 결과를 넘어 경기 내용과 전략, 준비 과정 등이 모두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쥔 뒤로 지난 1년간 요란하기만 했을 뿐 수준은 뜨거웠던 논란과는 무관했고, 또 떨어졌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한국 축구 사상 최악의 월드컵으로 기억되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홍명보호 만큼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대표팀도 없었다.

소속팀에서 못 뛰는 선수는 뽑지 않겠던 원칙을 깨면서까지 박주영을 발탁했을 때의 소란도 그렇고, 그렇게 조기 귀국 후 대한축구협회의 특별 관리 속에 훈련을 할 때는 유례가 없는 황제 훈련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종 엔트리 발표 이후에는 홍명보 감독과 함께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주역들이 대거 발탁되면서 또 한 번 홍역을 치러야 했다.

물론 한 국가의 대표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없을 수는 없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또한 당연하다. 중요한 건 논란을 별개로 한 실력인데, 이번 월드컵에서 드러난 홍명보호의 수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실전 경험이 없는 박주영은 본선 무대에서 힘 한 번 못 써보고 대회를 마감했고, 믿었던 런던올림픽의 주역들도 세계 수준에 아직은 미지치 못한다는 점을 확인한 채 짐을 싸야 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 했겠지만 오히려 홍명보호를 지탱하고 먹여 살린 건 이근호나 김승규, 김신욱 등 묵묵히 대회를 준비했던 K리그 소속 선수들이었다.

이제 월드컵은 끝났다. 그러나 한국 축구가 나아갈 길이 끝난 아니다. 짧게는 6개월 후에 아시안컵이 기다리고 있고 4년 뒤 열리는 다음 월드컵에 나갈 준비도 해야 된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도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중요한 건 논란의 크기 만큼이나 내실을 다지고 실력을 키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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