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인사이드] ‘우승 공신’ 김남일, 시상식 후보 탈락 왜?
입력 : 2014.1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한 해를 결산하는 K리그 시상식을 12월 1일에 연다. 시상식에는 여러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들을 시상한다. K리그 클래식, 챌린지의 감독상, 최우수선수상, 영플레이어상(챌린지 제외), 베스트 일레븐은 기자단 투표를 통해 최다득표자가 수상한다. 시상식을 일주일 앞둔 24일에는 기자단 투표로 진행되는 각 부문의 수상 후보가 발표됐다.

선수들은 매년 시상식을 앞두고 베스트 일레븐 수상을 바란다. 베스트 일레븐 수상은 즉 그 해에 자신이 해당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했다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표된 K리그 클래식 베스트 일레븐 수상 후보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한 김남일(37)의 이름이 없기 때문이다.

▲ 후보에서 제외된 ‘우승 주역’ 김남일, 김기희
전북은 K리그 클래식 우승팀답게 4-4-2 포메이션 기준으로 11개의 베스트 일레븐 후보 자리 중 무려 9개에 후보자를 배출했다. 이동국, 이재성(이상 FW), 레오나르도(왼쪽 MF) 이승기(중앙 MF), 한교원(오른쪽 MF), 이주용(왼쪽 DF), 윌킨슨(중앙 DF), 최철순(오른쪽 DF), 권순태(GK)다. 이는 K리그 클래식 팀 중 최다 배출이다.

그런데 김남일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다. 김남일은 전북이 우승을 하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하지만 그는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베스트 일레븐 수상 가능성이 사라졌다. 전북의 무실점 수비를 만들었던 김기희의 이름도 없었다.

베스트 일레븐 수상 후보 선정은 각 팀 별로 11명의 선수를 추천 받은 뒤 후보 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에서 후보를 추려 결정한다. 전북 위 9명에 김남일(중앙 MF)과 김기희(중앙 DF)가 포함된 11명을 제출했다. 하지만 연맹은 김남일과 김기희를 최종적으로 제외했다.

두 선수의 제외 소식을 접한 전북 관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두 선수는 모두가 인정한 우승 공신이기에 후보 제외는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 김남일, 김기희 제외 이유는?
선정위는 연맹 경기위원장, 심판위원장, 경기위원, 연맹 각 부서별 대표자, 축구기자단 대표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선정위는 출장 경기 수를 비롯해서 라운드별 베스트 일레븐 및 MVP 선정 횟수, 팀 공헌도 등을 종합해 베스트 일레븐 각 포지션별 후보를 선정했다.

선정위원장인 조영증 연맹 경기위원장은 김남일, 김기희의 후보 탈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정위원 전체 의견이 취합됐다. 김남일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복수 추천을 하면서 김남일보다 경기력이나 MOM(맨 오브 매치), 라운드 MVP 등이 나은 선수가 선정됐다. 김남일이 부상으로 경기에 못 나온 점도 있다. 위원들이 상당히 고심했다. 김기희는 해당 포지션에서 다른 선수와 경합하면서 제외하는 의견이었다.

우리도 아쉽다. 전북 선수가 많이 됐다. 다 됐으면 좋지만 김남일, 김기희가 떨어졌다. 경쟁 포지션에서는 경기 수, 출전 시간, 기록, MOM 선정, 팀 공헌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김남일이 노장이고 막판에 활약을 많이 했는데 객관적인 기록이나 전체적인 면에서는 아쉬웠다.




▲ 객관적 기록 외 무형의 활약도 필요
선정위는 지난 36라운드까지의 경기를 놓고 후보를 선정했다. 김남일은 후보에 오른 6명의 선수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점은 없다. 굳이 꼽는다면 다소 적은 경기 수와 출장시간이다. 진경선(경남)보다 2경기 적고, 약 500분이 뒤쳐졌다. 하지만 김남일은 2번의 MOM 수상을 했다. 2골의 공격포인트도 분명 뛰어나다. 평균 평점도 송진형(제주)과 같다. 여러모로 밀리는 것은 없다.

경기 수 부족을 이유로 삼는다면 중앙 수비수 후보인 강민수(상주)가 후보에 들어간 이유와 맞지 않다. 강민수는 김남일보다 61분을 더 뛰었을 뿐이다. 경기 수로는 오히려 2경기가 뒤진다. 김신욱(울산)도 경기 수가 적지만 공격수 후보로 올랐다. 더구나 김신욱은 9월 이후로 아시안게임과 부상으로 K리그 클래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기희도 마찬가지다. 김기희는 후보에 오른 6명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없다. 많은 시간을 뛰었고 2도움을 올렸다. 주간 베스트 일레븐에도 2차례 선정됐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전북이 우승을 하는데 공헌한 점을 높이 사야 한다. 전북은 무실점 8연승을 했고, 이 기간에 김남일과 김기희는 큰 공을 세웠다.

수원 삼성이 2위를 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김은선의 제외도 같다. 김은선은 후보에 오른 6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간 베스트 일레븐 2회, 3골에 3,118분 출장 등이다. 다만 평균 평점에서 밀렸으나 그의 보이지 않은 공헌도가 있었기에 수원도 2위를 할 수 있었다.

돋보이지 않더라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면 그것은 선수의 또 다른 가치다. 당연히 선수 평가의 지표로 삼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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