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극적인 무승부로 만족할 수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이겨야만 했던 경기였다. 리버풀의 이야기다.

리버풀이 22일 새벽 1시(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14/2015 잉글랜드 프리이머리그 17라운드 경기서 마틴 스크르텔의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경기를 지배했던 리버풀이었다. 경기 전반부터 리버풀은 빠른 템포 축구를 펼치며 아스널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리버풀은 라힘 스털링을 가짜 공격수로 놓은 제로톱 포메이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2선 공격수와 중원의 연계 속도를 매우 빠르게 가져갔다.

효과적이었다. 리버풀은 경기 전반 63:37이라는 점유율의 우세속에 아스널을 궁지로 몰아 넣었다. 슈팅도 9개(유효슈팅 3)를 시도하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스티븐 제라드와 루카스 레이바의 숨은 공헌이 리버풀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2선 공격수들의 빠르게 공격을 풀어나갈 때 두 선수는 무게 중심을 뒤쪽으로 놓으며 상대의 역습에 대비했다. 공격시 커팅으로 인한 위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리버풀의 흐름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리버풀은 이날 경기서 총 27개(유효슈팅 10)의 슈팅을 기록하며 무서운 화력을 보였다. 2골 이상 터져야 할 흐름이었다.

그러나 내용이 결과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집중력의 부재가 큰 이유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그랬다.

조금 더 간결하고 편하게 가져가야 할 슈팅 타이밍에서 리버풀 공격수들은 성급하게 슈팅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슈체츠니 아스널 골키퍼의 선방도 리버풀의 화력을 무력화시킨 이유였지만, 슈팅 상황에서 선수들간의 동선이 겹치는 모습 또한 분명 문제였다.

수비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이날 리버풀은 총 7개의 슈팅을 허용했는데, 그 중 유효 슈팅은 단 3개에 불과했다. 3개의 유효슈팅 중 2골을 허용한 것이다. 마티유 드비쉬의 전반 동점골에는 헤딩 패스의 궤적을 놓쳤고, 올리비에 지루의 2번째 골 상황에서는 측면 공간을 너무 쉽게 열어줬다. 수비수들 사이의 소통 부재에 이은 집중력 저하가 이유였다.

이날 경기는 분명 리버풀이 장악했다.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했고, 평소보다 나은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하지만 결과는 무승부였다. 리버풀은 내용만 취했고 결과를 잡지 못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리버풀은 반드시 이겨야 했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