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호의 눈] 정상 앞둔 호랑이, 사커루의 다양한 ‘펀치’ 조심하자
입력 : 2015.0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아시아 정상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내세우지 못했던 아시안컵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까지 이제 단 한 경기 남았다. 그런데 결승전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개최국으로서 열광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호주와의 ‘리턴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결승에서 다시 조우한 호주의 공격력은 이번 대회 단연 돋보이는 최대 장점이다. 우리와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고는 매 경기 2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쿠웨이트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UAE와의 준결승 경기까지 5경기 동안 총 12골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참가국 중 단연 돋보이는 날카로움이다. 호주의 이번 아시안컵 득점 현황을 잠깐 들여다보자.

▲ 2015 호주 아시안컵 호주 대표팀 득점현황
조별예선 1차전 VS 쿠웨이트 : 케이힐, 루옹고, 예디낙, 트로이시
조별예선 2차전 VS 오만 : 맥카이, 로비 크루즈, 마크 밀리건, 유리치
조별예선 3차전 VS 대한민국 : 득점 없음
8강전 VS 중국 : 케이힐 2골
준결승전 VS UAE : 세인스버리, 데이비슨 

호주의 득점현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득점’보다는 득점의 ‘다양화’에 있다고 본다. 간판 공격수 케이힐을 비롯해 측면 공격수 크루즈와 중앙 미드필더인 루옹고와 밀리건, 예디낙 등은 물론 중앙 수비수인 세인스버리 등 총 10명의 선수들이 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교체 자원인 유리치나 트로이시 같은 선수들도 득점에 가세, 정말 골키퍼만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골 맛을 봤다. 이는 호주의 공격 루트와 전술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대표팀도 조영철과 남태희, 이정협, 손흥민까지 5명의 선수가 골을 넣었지만 센터백인 김영권을 제외하고는 공격 포지션의 선수들이 득점을 기록, 호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에 대한 다양성에서는 부족한 모습이다. 호주의 공격에 대한 다양성이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은 UAE와의 준결승전 선제골 상황에서 분명히 드러났었다. 전반 3분 우측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세인스버리가 헤딩슛으로 득점했는데 UAE 선수들이 케이힐에게 시선이 쏠리면서 세인스버리는 노마크 상황에서 정확한 헤딩슈팅을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케이힐과 같은 특정 선수 몇 명에게만 집중한다고 해서 실점을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호주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보여졌듯이 결승전에서도 한 골 차이로 승부의 명암이 갈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경기 무실점 승리의 기억만으로 호주의 경기력만을 생각해서는 결코 안된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든지 공격에 가세하여 득점을 할 수 있는 호주의 다양한 공격에 대한 대비를 수비수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 뛰는 모든 선수들이 머리와 가슴에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복싱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한 방’을 조심하지 못하면 바로 K.O패를 당할 수 있다. 더욱 치열해질 2015년 1월의 마지막날 승부에서 사커루의 다양한 ‘펀치’들을 막아낸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2015년의 호주는 분명히 해피엔딩의 기억될 것이다.

글=우승호 객원에디터
사진=AF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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