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슈틸리케, “준우승, 모든 선수들이 이뤄낸 성과”
입력 : 2015.01.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시드니(호주)] 정성래 기자= “준우승은 11명이 이룬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뤄낸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31일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우승의 문턱에서 아쉽게 패하면서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서 “우승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우리가 우승을 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우승트로피만 갖고 있지 않을 뿐”이라면서 “양 팀 중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였지만, 전반 45분과 연장 전반 15분에 골을 먹으면서 정신적으로 경기를 뒤집기가 어려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상대에게 2골을 내줬지만 정신력에선 한국이 앞섰다. 고쳐야 할 점은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볼을 3번 정도 걷어낼 수 있었는데 침착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다. 볼을 갖고 있을 때 압박을 당하면 침착성을 잃는데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연장 전반 두 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김진수에 대해서는 “아직 나이가 어린 선수이며, 독일에서 뛴 지 반년 밖에 안 지났다”면서 “그러나 미래가 밝은 선수다. 실수를 했지만 115분에 나온 것이다. 경기 내내 상대 진영을 오가다보면 인간으로서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다”고 감쌌다.

특히 이번 대회서는 슈틸리케 감독의 변칙 전술이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다. 호주와의 결승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호를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내보내는 ‘깜짝’ 선수기용을 선보였다. 0-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비적인 선수인 한국영과 김주영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호주를 철저하게 분석한 다음 내린 결정이다. 양 측면에 공격적인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컸다. 상대의 측면 풀백이 위력적이라 좌측면에 김진수와 함께 박주호를 기용해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려고 했다”면서 “손흥민에게 수비적 역할을 주문했는데 상당히 잘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 내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국어로 준비한 것이 있다던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라고 말하면서 “한국은 미래를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도 모두 굉장히 열심히 했다. 준우승이지만 11명이 이룬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이뤄낸 것이다. 대표팀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해 “한국 축구의 문제점 하나를 말하겠다”면서 “한국은 학원 축구에서 선수를 많이 육성하며, 승리하는 법만 주로 가르친다. 그러나 승리하는 법을 가르치기 이전에 어떻게 축구를 해야 하는지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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