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플러스] ‘리버풀의 심장’ 제라드,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이별 준비
입력 : 2015.04.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유지선 기자=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는 법이지만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안필드를 떠나는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35)의 이야기다.

지난 1998년 11월 29일 블랙번 로버스전서 처음으로 리버풀 1군 경기에 데뷔한 제라드는 지금까지 줄곧 안필드를 지키며 대표적인 ‘원 클럽 맨’으로 활약했다. 제라드는 곧 리버풀이었으며, 리버풀 역시 ‘캡틴’ 제라드가 상징적인 팀이었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던 리버풀과 제라드도 이별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1월 제라드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날 거란 사실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제라드의 차기 행선지는 LA 갤럭시다.

당시 제라드는 “선수로서, 주장으로서 리버풀을 대표할 수 있던 것은 나에겐 정말 특권이었다. 리버풀에서 함께한 모든 순간이 다 소중하다. 이것이 리버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지막 메시지”라면서 “이번 시즌 리버풀의 승리를 위해 모든 걸 쏟아 부을 생각이다. 리버풀에서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별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지만, 제라드가 리버풀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은 참 고달프다. 올 시즌 부진논란이 제라드의 뒤를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패스가 무뎌졌으며, 중원에서 공수가담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제라드는 올 시즌 리그 24경기에 출전해 6골 1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기당 태클도 1.8회로 줄었으며, 인터셉트 횟수는 0.7회로 지난 시즌의 반 토막이 됐다. 경기당 슈팅과 키패스 역시 각각 1.6회와 1.8회로 지난 시즌에 비해 무뎌진 모습이다. 승률도 마찬가지다. 제라드는 지난 시즌 출전한 경기서 70.5%의 승률을 달성한 반면 올 시즌 승률은 41.6%에 불과하다. 팀 전력이 전체적으로 약화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승 의지를 불태웠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잉글랜드 FA컵 등 각종 대회서도 우승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설상가상으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서는 ‘39초 만에 퇴장’이라는 불명예스런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제라드가 그동안 리버풀에서 세운 업적은 쉽게 얼룩지지 않는다. ‘정신적 지주’ 역할 또한 대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마지막 이별 준비 과정에서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은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한 가지 과제는 바로 리그 4위 진입이다. 제라드가 남은 6경기서 ‘빅4’ 진입을 이끌고 리버풀과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을까? 제라드의 활약 여부가 결승점을 향하고 있는 EPL서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래픽=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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