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철의 발로 쓴 기사] K리그 4龍, ACL 피로에 발목 잡히다
입력 : 2015.04.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주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를 치른 K리그 클래식 4龍이 피로라는 암초를 만났다. ACL에 출전 중인 전북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 성남FC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며 인상을 구겼다. 이들 4팀은 주 당 2경기씩 치르는 강행군으로 인해 조금씩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 ‘ACL 16강 확정’ 성남, 이제는 K리그 클래식 집중해야
성남은 21일 치러진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ACL F조 5차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시민구단 최초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발걸음이 가벼워진 성남은 26일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승리를 얻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성남은 5경기 무패(2승 3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승리 추가를 못하며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앞으로 서울, 포항, 울산, 수원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성남은 승점을 부지런히 쌓아둬야 하지만 최근 경기력은 아쉽다. 4경기에서 2골만을 기록하며 저조한 득점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당 평균 1실점을 내주며 수비력은 선방 하고 있지만 승리를 위해선 득점이 필요하다. 더불어 얇은 선수층을 보유한 성남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체력적인 문제를 들어내기 때문에 초반에 승점을 많이 따야 한다. ACL 16강 진출도 중요하지만, 리그에서 언제 강등권으로 추락할지 모른다. 지혜로운 운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할 것이다.



▲ 시즌 첫 2연패, 흔들리는 전북
전북은 22일 ACL E조 5차전 가시와 레이솔전에서 2-3으로 패배하며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무난히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 같았던 전북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산둥에 승리하더라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한다.

전북은 16강 진출 이후 불리한 일정과 연승행진의 마감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호남 라이벌’ 전남 원정을 떠났다. 전북 입장에선 지난 시즌 1-2로 패배하며 발목 잡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전북은 패배의 여파를 여실히 드러낸 끝에 1-2로 패했다.

전북은 지난해 9월 6일 상주전부터 이어진 K리그 무패 행진을 22경기에서 마치게 됐다. 더불어 전북은 시즌 첫 2연패 수렁에 빠졌다. 전북은 올해도 ‘1강’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체력 문제를 노출하며 흔들리고 있다. 전북이 내준 2골 모두 역습 상황에서 허용한 실점이다.

평소의 전북이라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전남 선수들의 체력과 스피드를 따라가는데 역부족이었다. 앞으로 체력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29일 고양 Hi FC와 FA컵 32강전을 치른 후 5월 2일 수원을 만난다. 이후 5월 16일 대전전까지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있다. 더블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이지만 체력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체력 안배를 위해 완전한 로테이션을 돌리기엔 경기력이 들쑥날쑥 하다. 이럴 때 일수록 지혜가 필요하다. 노장급 선수들의 적절한 체력 안배와 선수단의 사기 진작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오랜만에 당한 패배라 상처가 크겠지만 강팀이라면 극복해야 한다.



▲ 답답한 서울, 시원한 승리는 언제?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홈으로 불러들여 0-0 무승부를 한 서울은 16강 진출 여부를 최종전으로 미뤘다. 서울은 조별리그 5경기 중 단 1승만을 거두며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지난 18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1-5로 대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매년 ‘슬로우 스타터’로 불리며 반전을 일으켰지만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시원한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서울은 광주와의 목포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적극적으로 광주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추가골을 만들지 못한 채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텐백 축구’ 지난 시즌 수비 축구로 논란의 중심이 된 최용수 감독은 올해 개막을 앞두고 공격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시즌과 다른 것은 없었다. 박주영의 복귀와 정조국과 윤주태, 김현성 등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공격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수비 쪽에서 문제를 노출했다.

공수 양면에서 문제를 노출한 서울은 급한 불을 잡아야 하지만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체력적인 문제와 경기력 저하까지 겹친 서울은 어느 해 보다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팬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하루 빨리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잘나가던 수원, 아드리아노의 한 방에 고개 떨구다
수원은 서울을 5-1로 잡더니 주중 사이타마 원정에서 우라와 레즈에 2-1로 이기며 ACL 16강에 진출했다. 리그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순항을 하고 있다. 상승세의 수원은 리그 꼴찌 대전을 홈으로 불러들여 연승을 노렸다. 최근 계속된 강행군에 지친 수원이지만 한 번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대전전 승리가 필요했다.

그런데 일본 원정길 여독이 남아있는 것일까? 수원 선수들의 몸은 무거워 보였다. 반면 대전의 아드리아노는 수원 수비진을 헤집은 끝에 2골을 뽑아냈다. 수원은 정대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넣은 염기훈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했다. 한 수 아래의 상대에게 회심의 일격을 당한 수원 최근 리그 6경기 무패 행진은 7경기 만에 중단됐다.

수원의 상승세는 엄청났다. 수원은 3월 14일 이후 치러진 9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9경기 동안 무려 22골을 넣으며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반면 매 경기 실점을 내주며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득점력이 뒷받침 해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전전에서 뇌관이 터졌다. 시즌 첫 출전한 정성룡과 수비진의 실책은 완벽하게 정비되지 않은 수원 수비진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수원이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선두 전북을 2점차로 따라갈 수 있었지만, 대전에 발목 잡히며 5월 2일 전북전에서 승리를 기약해야 했다. 시즌 초반 역전승을 일구어 내며 ‘극장’을 써내려 가는 수원은 선두권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득점력에 걸맞은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 지금 같은 수비력으론 리그 후반부에 골득실차에 발목 잡힐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비력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글=백현철 객원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본 객원 기자 기사는 스포탈코리아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