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수의 蹴球正道] '아시아 별들의 무대' ACL 발전을 위한 방안
입력 : 2015.05.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아시아 축구 클럽들의 축제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003년 이전까지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과 아시안 클럽 위너스컵 대회로 나누어 운영하던 것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로 통합한 후, 현재까지 많은 변화를 거듭한 끝에 오늘날의 에 이르렀다.

하루하루 살을 덧붙여 발전을 거듭해야 할 ACL이지만 최근 아챔의 실태를 살펴보면 오히려 퇴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몇 가지 발전을 저해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ACL이 더욱 발전하여 아시아인들의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되기 위해 바뀌어야 할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첫째,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의 경기를 동-서아시아로 분리하여 진행하는 것이 아닌 하나로 통합된 형태로의 운영으로 바뀌어야 한다. 2014년부터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카리파 현 ACF회장은 아챔의 새로운 운영 방식으로 기존에 16강까지만 동-서아시아로 분리하여 운영하였던 것을 4강전까지 늘리는 것으로 개편하였다. 그 결과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팀들은 결승전에 진출하여야 서로를 만날 수 있는 웃지 못 할 촌극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이는 아챔에서 계속 우승팀을 배출하지 못하는 서아시아를 위한 일종의 꼼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꼼수는 아챔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악수(惡手)라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팀과의 대결을 원하는 축구 팬들의 요구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아챔의 발전과 더불어 서아시아와 동아시아 팀들 간의 공동발전을 위해서 오히려 조별리그부터 동-서아시아가 통합된 형태로 ACL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것이 ACL 발전의 방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현재의 Home & Away 방식의 원정 다득점 적용 결승전 운영방식에서 단판 승부의 결승전 운영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2013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이 방식은 축구 팬들에게 찝찝함만을 안겨주는 방식이 되어버렸다. 그 예로 그해 결승전에 진출한 우리나라의 FC서울과 중국의 광저우 헝다가 합계 스코어 3-3의 동점인 상황에서 원정 다득점 원칙의 적용으로 광저우 헝다가 우승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진정한 승자도, 진정한 패자도 없는 상황 속에서 마치 큰 볼일을 보고 뒤를 덜 닦은 듯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결승전에 진출한 양팀의 팬들이 보다 더 가까이에서 경기를 즐기게 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는 좋으나 오히려 이러한 운영은 원정 다득점의 방식을 이용하여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펼쳐 긴장감이 떨어지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와 더불어 합계 스코어가 같아질 때는 원정 다득점 적용이라는 애매한 상황을 불러온다.

실제로 작년에 펼쳐졌던 호주의 웨스턴 시드니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과의 결승전에서는 1차전 홈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둔 웨스턴 시드니가 2차전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펼치는 방식의 경기를 하게 된 사례가 있다. 과거 단판승부로 승자를 결정하던 시절에 결승전에 진출했던 팀들은 화끈한 경기력과 골 잔치로 팬들에게는 만족감을 선사하는 결승전다운 경기력을 보여줬었다. 아챔이 더욱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방식을 버리고 단판승부제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물론 이에 따르는 결승전 개최지 문제와 관중동원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지속적인 노력도 하지 않고 무작정 규정을 바꾸는 것은 장기적인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이 방식 역시 서아시아의 팀이 우승하기에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식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그들은 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다.

셋째, ACL의 우승팀에게 다음 대회 자동출전 자격이 부여되어야 한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 방식은 전 대회 우승팀이 다음 대회에도 리그 순위와 관계없이 출전할 수 있게 하여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변의 희생양이 될지 등의 대회를 즐기는 관전 포인트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효과를 준다. 유럽처럼 리그 내에서 팀들 간의 수준 차가 크지 않은 아시아리그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전년도 우승팀이 그해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아챔의 우승과 관계없이 자국 리그의 순위로만 아챔에 진출 할 자격을 얻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이다. 2012시즌의 철퇴축구 울산이 그러하였듯이 말이다. 따라서 아시아 축구연맹은 아시아 축구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더 많은 관전 포인트 제공의 실현을 위해서 우승팀의 다음 대회 자동출전자격 부여를 진지하게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아시아 축구를 선도하는 한국과 일본, 호주에서 AFC회장을 선출하여야 한다. 역대 AFC회장을 선출한 나라를 보면 홍콩이 4회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3회의 말레이시아였으며 이란과 카타르, 중국, 바레인이 1회씩 선출하였다. 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 축구계에서도 축구강국으로 보기 어려운 나라들에서 역대 AFC회장들이 당선돼 왔다.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한국과 일본, 호주가 적극적으로 AFC회장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세계 축구계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으며 가히 아시아 축구를 선도하고 있다 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 호주에서 회장이 배출된다면 그들의 우수한 축구운영 모델 및 경험을 적용하여 아시아 축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아챔의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말할 수 있다. 또한 최근 AFC가 더욱 더 서아시아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흐름을 깨뜨리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AFC축구연맹은 서아시아 축구연맹이 아니니 말이다.

다섯째, 중국의 텃세를 확실하게 제재하여야 한다. 매년 아챔이 진행될 때마다 행해지는 중국의 텃세는 ACL의 위상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의 격을 떨어뜨리는 저질과 같은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잔디가 푹푹 파이고 호텔과 연습구장이 몇 시간씩 떨어져있는 곳을 원정팀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매년 반복되는 중국 팀들의 이러한 행위에 얼마나 치를 떨었던가? 그래도 거의 매번 중국 팀들은 우리에게는 물론 자신보다 우위라 평가받는 상대 팀들에게 우세를 점하지 못하였으니 한편으로는 깨소금 맛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는 아챔의 위상과 아시아 축구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중국 팀들의 이러한 수준이 떨어지는 행위는 확실하게 제재하여 아시아 축구에 폐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중국 클럽들이 개념을 가지게 된다면 아챔의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 또한 중국 클럽들의 못된 버릇을 배워 따라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이러한 후진적 사회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잘못된 상황을 AFC는 확실히 제재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 ACL 발전을 위한 나름의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ACL은 아시아 축구의 얼굴이자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ACL이 발전을 하면 자연스레 아시아 모든 팀들의 수준 또한 동반상승하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ACL을 발전시켜야 한다. 언젠가 아시아 축구가 유럽과 남미 축구와의 대결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날을 보기 위해서라도 ACL을 발전시켜야 한다. 진정으로 그러한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蹴球正道(축구정도)란 축구만을 바라보며 축구를 위한 길을 걸어가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는 말입니다. 항상 축구만을 생각하며 축구를 위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황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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