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32년 공한증의 전설, 우한에서 다시 시작하라
입력 : 2015.08.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우한(중국)] 김성진 기자= 과거 중국축구는 한국축구만 만나면 벌벌 떨었다. 아무리 한국을 이기려 해도 결과는 패배 혹은 운 좋은 무승부였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그런데 공한증이 이제는 사라지려고 한다. 지난 2010년 2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이 0-3으로 완패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고, 중국은 1978년 12월 한국과의 첫 A매치 이래 32년 만에 한국전 첫 승을 올렸다. 당연히 한국은 16승 11무 무패를 마감하고 중국전 첫 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때를 기점으로 한국축구와 중국축구는 상황이 대등해졌다. 클럽 축구에서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앞세운 중국슈퍼리그 팀들이 K리그 팀들을 이기는 상황이 빈번해졌다. A매치에서도 2년 전인 2013년 7월 동아시안컵에서 맞붙었지만 0-0 무승부로 끝났다.

중국이 비록 5년 전 한국에 승리했지만 지금까지 해온 수많은 경기 중 단 1번 승리한 것이다. 아무리 자신감이 있더라도 마음 한 켠에는 “역시 한국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이러한 마음을 갖게 하려면 한국은 초반부터 우월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

더구나 5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을 찾을 관중들은 일방적으로 중국을 응원할 것이다. 초반에 기선제압을 하지 않으면 중국은 응원을 등에 업고 100% 이상의 실력을 꺼낼 수도 있다. 그렇기에 한 걸음 더 뛰어 미드필드를 장악하고, 공격진은 슈팅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한 ‘지중파’ 선수들의 활약이 요구된다. 주장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비롯해서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주영(상하이 상강) 등 3명은 중국슈퍼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100% 자국리그 소속 선수들로 구성된 중국의 특징을 잘 안다. 세 선수는 한국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김영권, 김주영은 중앙 수비를 맡고 장현수는 그 앞에서 저지선 역할을 한다. 경험에서 나오는 이들의 수비는 중국의 조직적인 공격의 허점을 공략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은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 8강 진출을 기폭제로 삼아 한국, 일본이 양분하고 있는 동아시아축구의 세력 판도를 흔들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그 무대가 바로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이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공한증을 완벽히 없애고, 3강 구도를 구축하려 한다.

이런 중국의 야심을 한국이 모를 리 없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으로서는 중국에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공한증은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중국을 상대로 공한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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