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마리아 이적] ② 자유를 원했던 디 마리아, 과정은 언제나 '0점'
입력 : 2015.08.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자유로운 디 마리아, 이적 과정은 언제나 제멋대로

1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우며 데려왔던 앙헬 디 마리아(27)가 떠났다. 디 마리아는 1시즌 만에 팀을 떠나며 맨유의 대표적인 영입 실패작으로 기억되게 됐다. 특히 벤피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던 그는 이번에도 파리 생제르맹(PSG)로의 이적을 강행했다.

PSG은 6일(한국시간) 구단 트위터를 통해 “디 마리아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라고 전하며 영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EPL 도전에 나섰던 디 마리아는 한 시즌 만에 맨유 생활을 정리하게 됐다.

▲ 수틀리면 이적 요구하는 디 마리아, 누적 이적료 랭킹 1위로 등극

#장면1. 벤피카 → 레알 마드리드
지난 2007년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 도전을 시작한 디 마리아는 좋은 경기력으로 극찬을 받았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아이콘 디에고 마라도나로부터 아르헨티나의 차세대 슈퍼스타라는 칭찬을 받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디 마리아는 유럽 내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레알이 적극적으로 영입 협상에 나섰고 디 마리아 역시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레알로의 이적을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벤피카는 3,500만 유로의 요구액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이적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세웠음에도 디 마리아는 국가대표팀 합류 기간 동안 매일같이 벤피카 수뇌부에 이적을 허용해달라며 졸랐다.

당시 벤피카는 레알로부터 영입한 하비 가르시아, 하비에르 사비올라를 앞세워 리그 우승을 이뤘던 터라 레알과의 관계가 좋았다. 이러한 상황은 디 마리아의 이적을 가깝게 했고 이러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디 마리아는 결국 레알로 이적했다. 그는 협상이 완료되기 전부터 자신이 레알로 합류할 것이라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벤피카의 감독이었던 호르헤 헤수스 역시 못마땅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장면2. 레알 마드리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로 이적한 후 최고 수준의 선수로 성장한 디 마리아는 지난 2013/2014시즌 레알의 라 데시마(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를 달성하는 데 공헌했다. 특히 주포지션인 측면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디 마리아의 무리한 재계약 요구였다. 그는 2014년 계약이 4년이나 남아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레알에 재계약을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시 이적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디 마리아는 자신에게 관심을 나타냈던 PSG로의 이적을 추진했다.

하지만 자금은 있었지만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으로 인해 PSG가 그를 영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사이 레알은 그의 이적에 대비해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영입했고 디 마리아에게 불리한 상황이 연출됐다.



여전히 이적을 추진하던 그는 세르히오 라모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축 선수들이 잔류를 요청하고 홈팬들 역시 그에 대한 지지를 보냈음에도 계속해서 무리한 재계약 조건을 들이밀며 상황을 어렵게 끌고 갔다. 심지어 레알이 선수를 대우하는 처사에 실망했다는 발언과 함께 호날두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다는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순식간에 구단의 골칫덩어리가 된 디 마리아는 레알의 요구 이적료를 제시하며 나타난 맨유로의 이적을 결정하며 레알을 떠났다. 이적 규모와 주목받는 정도는 화려했지만 그 과정과 뒷맛은 씁쓸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장면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파리 생제르맹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위기에 빠진 맨유는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디 마리아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EPL 최다 이적료 지급, 등번호 7번 배정 등에서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즌 초반 디 마리아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특유의 스피드와 드리블, 활동량을 보여준 그는 맨유에 연착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디 마리아는 위기에 빠졌다. 워낙 맨유가 지급한 이적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이었기에 언론, 팬들은 잠깐의 부진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에 부담감은 커졌고 경쟁자인 에쉴리 영, 후안 마타의 약진과 함께 디 마리아의 부진은 계속됐다.



이에 디 마리아의 이적 가능성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시즌 후반기에 영과의 주전 경쟁서 밀린 디 마리아는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을 치른 뒤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앞두고 맨유 선수단이 있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서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판 할 감독 역시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며 “디 마리아와 로호는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로호의 경우 비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디 마리아가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은 이유는 감독인 나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맨유 합류를 거부한 디 마리아가 나타난 장소는 바로 카타르 도하였다. PSG 입단을 위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함이었다. 결국 벤피카, 레알 이적 당시 보였던 ‘떼쓰기’가 이번에도 통했던 것이다. 맨유 입장에서도 마음이 떠난 선수를 붙잡기보다 새로운 팀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디 마리아의 이적료를 4,400만 파운드로 추정하고 있다. 그간 여러 차례 이적했던 디 마리아는 1억 3,260만 파운드에 달하는 이적 총액을 기록하면서 역대 누적 이적료 1위를 기록한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프로 세계에서 금전적인 문제와 거취 문제에 대한 주체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소속된 팀과의 의리와 관계는 무시한 채 자신이 원하는 방향만 고집하고 무작정 높은 수준의 급료를 요구하는 ‘배금주의’로 점철된 프로 의식은 없다. 디 마리아가 PSG로 이적한 뒤 맨유에서의 모습과 다르게 좋은 경기력을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가 이적하는 방식을 돌이켜보면 언제 또 다시 떼를 쓰며 이적을 요구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캡쳐, 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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