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판 할의 '서프라이즈', 왜 아무도 몰랐나
입력 : 2015.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지우 기자= "언론에서 언급되지 않은 서프라이즈한 공격수 영입이 있을 것이다"

지난 7월 미국 투어 도중 판 할 감독이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이후 "서프라이즈는 맞지만 공격수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을 돌렸지만 대대수의 언론들은 사실상 공격수 영입에 무게를 실었다. 로빈 판 페르시, 라다멜 팔카오가 떠나 마땅한 원톱 자원이 없는 맨유의 상황과 맞물린 예측이었다.

국내외 언론들은 연일 '맨유의 서프라이즈 공격수 영입 후보'라는 보도들을 내보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토마스 뮐러 등 이름만 들어도 정말 '서프라이즈'한 선수들이 언급됐다. 맨유 팬들의 기대감도 자연스레 고조됐다.

그러나 맨유의 공격수 영입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맨유가 바르셀로나 윙어 페드로 로드리게스 영입에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사실상 협상은 완료 단계, 페드로의 맨유 입단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막판 주제 무리뉴 감독이 발 벗고 나선 첼시가 페드로를 하이재킹 하는데 성공했다. 맨유는 하루 아침에 닭 쫓던 개 신세가 됐고 팬들의 실망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럼에도 이적 시장 마감일은 일주일 가량 남아있었다. 대부분의 깜짝 영입은 이적 시장 막바지에 성사되는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목소리들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물론 판 할 감독의 지난 공언도 기대감을 유지하는데 한 몫 단단히 했다.

그리고 판 할 감독의 공언 대로 이적 시장 막판 팬들을 놀라게 하고도 남을 소식이 터졌다. 맨유가 제2의 티에리 앙리로 불리는 1995년생 앤서니 마샬(AS 모나코)과 영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 영국 'BBC'는 1일(한국시간) "맨유가 이적 시장이 닫기 전에 마샬을 영입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여기까지는 놀라울 게 없다. 하지만 팬들을 놀라게 한 것은 맨유가 마샬에 책정한 이적료였다.

해외 언론들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3,600만 파운드(약 650억 원)가 유력해 보인다. 이는 축구계 역사를 통틀어 10대 선수가 기록한 최고 이적료다. 에버턴에서 날라다니던 루니가 맨유 이적 당시 받은 2,700만 파운드(약 488억원) 보다 약 162억 원 많은 액수다. 10년 전과 현재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놀라운 기록임에 틀림 없다.



물론 마샬은 뛰어난 재능이다. '제2의 앙리'는 아무에게나 붙는 수식어가 아니다. 그러나 이제야 막 프로 데뷔 3년차에 접어든 선수다. AS 모나코 유니폼을 입고서는 두 시즌 간 총 69경기에 출전해 15골 8도움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기록도 아니다. 잠재성이 풍부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따른다.

맨유라는 구단의 최전방을 맡기에는 무게감이 확실히 떨어진다. 루드 판 니스텔루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로빈 판 페르시 등이 책임졌던 맨유의 최전방이다. 맨유 생활을 정리하고 레버쿠젠으로 떠난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보다 나은 게 무엇인가라는 토론이 벌어질 정도다.

잉글랜드 무대서 전혀 검증이 안 된 유망주에게 650억 원의 이적료를 책정한 판 할, 판 할의 서프라이즈가 '이런거 였나'라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카이스포츠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