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판 할의 맨유가 재미없는 이유, '창의성-자유도 부족'
입력 : 2015.11.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 표류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루이스 판 할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일단 판 할 감독은 지난 시즌 맨유를 챔피언스리그에 복귀시키며 위기에 빠진 맨유를 구해냈다.

올 시즌에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서 2위, 챔피언스리그서도 16강 진출에 성공할 듯 보이는 맨유는 비판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바로 부족한 공격력과 재미없는 축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화려한 공격진을 바탕으로 화끈한 공격력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전문가, 팬들의 이러한 지적은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다.

지난 26일 열린 PSV 에인트호번과의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맨유를 향한 비판은 더욱 극심해졌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그리 좋지 못했지만 공격진의 결정력 부족과 다소 쳐진 경기력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마르시알, 린가드, 데파이에게 연결된 기회는 단 한 차례도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홈 관중들은 야유를 보내며 경기 결과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창의성과 선수들의 전술적 자유도가 부족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판 할 감독은 엄격한 성격과 자신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점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판 할 감독이 내세운 선발 라인업에는 창의적인 선수가 거의 없었다.

판 할 감독도 “평범한 경기력에 불과했다”라며 맨유가 특별한 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날 선발 라인업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각이 달라 보였다. 사우샘프턴의 전설 맷 르 티시에와 맨유의 코치를 맡은 바 있는 르네 뮬레스틴은 짜여진 각본으로 움직이는 듯한 맨유와 판 할 감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르 티시에였다. 그는 맨유에서 가장 창의적인 선수로 꼽히는 후안 마타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후반 늦은 시간 투입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르 티시에는 “맨유는 창의성이 부족했다. 펠라이니보다 마타가 교체 순위에서 우선 순위를 차지한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판 할 감독의 용병술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이어 뮬레스틴은 “선수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점들을 팬들이 싫어하는 것이다”라며 비판한 뒤, “퍼거슨 경이 있을 당시에는 확실한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서도 선수들에게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자유를 줬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은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면서 판 할 감독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판 할 감독은 폴 스콜스 등 맨유 출신 레전드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한 바 있다. 그의 독선적인 모습이 팀 스타일, 그리고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EPL 2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가능성도 재미없는 축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어찌보면 9실점 만을 기록하며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맨유라는 팀에서 1억 8,000만 파운드(약 3,124억 원)가 넘는 이적료를 사용해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고도 큰 성과가 없는 것은 문제다.

일단 판 할 감독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시절 나온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했다. 하지만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감안했을 때 판 할 감독이 향후 맨유를 끌고 갈 재목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아무리 통제를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경기장에서 주목을 받고 중심이 되야 할 것은 감독이 아닌 선수다. 선수들에게 창의적인 모습과 자유도를 허하지 않는다면 판 할 체제는 오래가지 않을 듯 싶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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