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 포커스] 수염까지 기른 메시, 또다시 대관식 실패
입력 : 2016.06.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리오넬 메시(29, FC 바르셀로나)가 이번에도 대관식을 열지 못했다.

27일(한국 시각) 오전 9시 미국 뉴저지의 멧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 혈투 끝에 칠레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현존 최고의 선수로 꼽혀온 메시에게는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성인 대표팀 데뷔 이래 메이저 대회 우승 실적이 변변찮았다는 점.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는 클럽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만큼은 번번이 좌절했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정상에 오른 적도 있기는 하다. 2005년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2008년 치른 베이징 올림픽. 하지만 두 대회 모두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와 비교했을 때 그 규모나 격이 몇 수 아래였다.

최근에는 문턱까지 다다랐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좌절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브라질을 7-1로 완파한 독일과 결승에서 만났다. 줄다리기는 팽팽했다. 전후반으로는 모자라 연장 혈투까지 벌였다. 하지만 순간의 방심에 무너졌다. 괴체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좌절했다.

이듬해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는 개최국 칠레와 격돌했다. 하지만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연장 전후반까지 모두 치르고도 0-0 균형을 깨는 데 실패했다. 이윽고 돌입한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메시가 깔끔히 성공했으나 동료들이 실축을 거듭했다. 결국 1-4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는 수염까지 기르고 나섰다. 매 경기 덥수룩한 모습으로 등장한 메시는 '아스' 등 복수 매체를 통해 "우리는 수염을 일종의 미신으로 믿고 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면도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만약 이를 깎는다면 동료들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 역시 메시를 배려하며 숨 고를 여유를 줬다. 조별예선 세 경기 연속 교체 투입된 메시는 완벽하지 않았던 몸 상태를 올리며 예열했다. 이후 8강전부터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베네수엘라, 미국을 대파했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 칠레와 재회했다. 전반 초반부터 프리킥 슈팅 등에서 의욕을 드러냈던 메시는 전반 28분 상대 퇴장까지 유도해냈다. 후반 막판까지도 단독 드리블 등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하지만 0-0으로 접어든 승부차기에서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메시는 볼을 크로스바 위로 날렸다. 이어 비글리아까지 킥을 놓친 아르헨티나는 3년 연속 메이저 대회 준우승에 머물렀다. 메시의 대관식도 또 한 번 연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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