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벨기에 코치’ 앙리, '레전드 출신' 지도자 향한 첫 발
입력 : 2016.08.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진엽 기자= 아스널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벨기에 수석코치로 '레전드 출신' 지도자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최근 벨기에 신임 사령탑에 부임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26일(이하 현지시간) 9월 A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앙리의 수석코치 선임을 알렸다. 이로써 현역 시절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앙리가 공식적으로 첫 성인 대표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 순탄치 않았던 시작...라이선스 취득부터 잡음
유벤투스, 아스널,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대표팀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앙리는 지난 2014년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그는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 패널로 활동했다.

동시에 지난해 UEFA B 라이선스를 취득했던 앙리는 올해 3월 A 라이선스를 취득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이하 리그, 아카데미서 감독직을 맡을 수 있게 제2의 삶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앙리와 함께 교육을 수강했던 스완지 시티 레전드 윌 폴리가 현지 언론을 통해 "A급 자격증은 1년 동안 180시간의 강의를 수료해야 취득할 수 있다. TV 해설과 외부 활동으로 바빴던 앙리가 이렇게 빨리 자격증을 획득할리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

이어 폴리는 "앙리가 B급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동시에 A급에 필요한 자격을 충족시킨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며 “교육을 주관했던 웨일스축구협회(FAW)는 앙리가 유명인사라는 점을 고려해 특혜를 주었을 것이다. 만약 유럽축구연맹(UEFA) 측이 앙리의 교육 수료에 관한 증거를 요구한다면 FAW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위기 넘긴 앙리, 아스널 유스 코치 가능성 대두
이를 보도했던 영국 ‘인디펜던트’는 앙리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FAW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했으나 후속 보도는 없었고, 이는 결국 일련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앙리는 과거 소속팀이었던 아스널 U-18 수석코치직을 제의받았다. 은퇴 이후 꾸준히 아스널 감독직 가능성을 언급했던 앙리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지난 몇 년간 유스팀을 이끌었던 레전드 출신들이 세계적인 명장으로 발돋움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기 때문.


실제 레알 마드리드 레전드 지네딘 지단 감독이 레알 산하 유스서 수석코치와 감독으로 활동하며 1군 감독으로 데뷔했으며, 바르셀로나 전설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과거 바르셀로나 B 감독직을 수행한 뒤 1군 감독이 됐다. 아스널 레전드 앙리 역시 이들처럼 아스널 유스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유스 감독 이후 1군 감독으로 승격할 가능성은 열려있었다.

그러나 앙리는 “내가 여전히 아스널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무료로라도 내 지식과 경험들을 전수해줄 것이다”라며 “다만 제의를 받았던 당시 이미 U-18 리그 시즌은 시작했었고 나는 그곳에 없었다. 또한 이미 직장이 있는 상태”라며 아스널 U-18 수석코치가 아닌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을 선택했다.

▲ 성인 지도자 첫 발, 감독 앙리 볼 수 있을까
이에 앙리의 지도자 데뷔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듯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앙리가 아스널 유스 코치를 거절한지 약 한 달이 조금 넘긴 시점서 벨기에 수석코치 부임 소식이 들려왔다.

벨기에축구협회는 26일 다음달 6일에 있을 키프로스와의 9월 A매치 명단 발표와 동시에 앙리의 벨기에 수석코치 선임을 공표했다. 벨기에 마르티네스 감독은 “앙리는 선수들의 승부욕을 북돋아줄 것이다”라고 앙리의 능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당사자인 앙리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벨기에 대표팀 코치가 되어 영광스럽다. 마르티네즈 감독과 벨기에축구협회에 감사하다. 정말 흥분되어서 기다릴 수 없다”라며 첫 성인 지도자 부임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현재 UEFA A 라이선스가 있는 앙리가 최상위 리그 및 UEFA 주관 대회에 참가하는 팀을 맡기 위해서는 UEFA의 지도자 코스 중 최상위 등급인 프로 라이선스를 따야 한다. 벨기에 수석코치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고 프로 라이선스를 취득해 조건까지 맞춰진다면, 그라운드서 ‘레전드’로 활약했던 앙리가 ‘감독’으로 활동하는 모습은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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