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의택의 제대로축구] 오늘 밤 기니전 예상 시나리오
입력 : 2017.05.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홍의택 기자= 긴장될 것이다. 안방서 치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는 무려 10년만. 개막전 4만여 장 티켓이 이미 동났단다. 선수단을 응시하는 눈빛, 플레이 하나하나에 갈릴 함성과 탄식 모두 부담일 수 있다.

설렐 것이다. 일생 통틀어 몇 없는 대회다. 홈 관중의 전폭적 지지 속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같은 세계적인 팀과 부딪힌다. 빅클럽 스카우트나 에이전트가 대거 몰린다는 소문도 슬며시 들려오는 지금. 우물 밖으로 나가 맘껏 날아볼 절호의 기회다.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기니전 시나리오를 그린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 부임 이래 관찰한 두 차례 전지훈련, 4개국 국제대회, 연습경기 5회, 평가전 3회 등을 근간으로 한다.

신 감독 성향상 내려설 팀이 아니다. 경기 하루 전 "상대 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공격 축구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맞더라도 때리려는 습성을 쉽게 버릴 수 없을 터다. 유력한 전형은 4-1-4-1에 3-4-2-1을 가미하는 형태. 공격 전개 시 수비형 미드필더가 위아래를 움직이며 이른바 '유사 스리백'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기니가 정통 투톱을 들고 나올지에 대한 의구심도 떠올랐다).




몇몇 포지션은 자신 있게 찍어볼 만도 하다. 신 감독은 대회가 임박한 지난달 소집까지도 "주전이 어딨느냐"고 했지만(실제 갑작스레 입지를 잃은 선수도 있다), 주인을 짐작해볼 자리도 없지 않다. 개개인 기량 면에서, 팀 색깔 차원에서 옵션의 순서를 가려냈다. 더욱더 확실한 선수를 첫 번째 카드로 삼았다.

골키퍼는 송범근(고려대). 용운고(상주 상무 U-18) 시절 해당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뒤 줄곧 자리를 지켰다. 킥 능력치는 부지런히 채워 나가는 중이지만, 큰 키를 근간으로 한 안정감이 보통이 아니다. 골키퍼 교육으로 이름을 날렸던 모 지도자가 평했다. "범근이 같은 애는 자리만 잘 잡고 서면 골 안 먹는 놈입니다".

중앙 수비는 이상민(숭실대)-정태욱(아주대) 조합. 신 감독은 중앙 수비를 볼 수 있는 자원 6명 중 이 둘을 간택했다. 이상민은 수비력 및 수비 라인 리딩에서, 정태욱은 타점이나 들이받는 동작에서 괜찮은 점수를 받았다. 단, 완벽한 건 아니다. 수비수 개개인만 놓고 봤을 때 '무결점'이란 수식을 달 자원은 극소수. 이들도 마찬가지다. 가령 장신 수비수로서 갖는 태생적 약점 '느린 발'에 대한 상호 보완책은 절실하다(아래 추가 설명).

공격 진영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 A)-조영욱(고려대)-백승호(바르셀로나 B)로 굳었다. 순수 스리톱보다는 서로의 간격을 좁힐 가능성이 크다. 좌 승우-우 승호 모두 대각선 방향 동선을 주로 보일 터. 조영욱은 뒷공간으로 돌아 뛰거나 측면으로 벌리는 움직임이 잦다. 활동량, 적극성, 스피드, 침투 타이밍 및 모션 등에서 강점을 보이며, 마무리 능력도 쏠쏠하다.




이제부터 예측이 어려운 파트다. 측면 수비수는 가용 자원이 얼마 안 되지만, 최근까지도 계속 그 조합을 달리했다. 좌측 우찬양(포항 스틸러스), 우측 이유현(전남 드래곤즈), 그리고 둘 모두를 커버할 수 있는 윤종규(FC 서울)가 있다(이유현도 짧게나마 왼쪽을 본 적은 있다).

이 중 우찬양, 이유현에게 무게를 싣는 건 기본적으로 낼 수 있는 묵직함을 지녔기 때문. 1997년생이 주가 된 이번 팀에서 오랜 시간 터줏대감 역을 해온 이들이다. 굴곡은 있었을지라도, 동료들과의 연계나 이해도를 무시할 순 없다.

주발과도 관련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가 스리백 비슷한 맛을 낼 때, 양 측면 수비수는 높이 올라서야 한다. 때로는 크로스 및 공격 연계까지 노려야 할 포지션. 우찬양의 왼발, 이유현의 오른발(양발 가능)에 기댈 구석이 분명 존재한다.




미드필더는 더 어렵다. 이 세대에 소위 '볼 좀 차는 재능'이 많을 뿐더러, 이들로 만들얼낼 수 있는 경우의 수도 차고 넘친다. 3인 미드필더 형태가 정삼각형(4-2-3-1)이냐 역삼각형(4-1-4-1)이냐부터 따져야 한다. 최근 이어온 흐름이라면 후자가 더 가능성이 있다. 4-1-4-1에서 3-4-2-1처럼 넘어가는 그림이 자연스럽다.

핵심은 1자리에 누가 들어가느냐다. 이상민-정태욱 사이에서 파이팅 있게 싸우는 동시에 앞으로 나가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 김승우(연세대)가 최근 평가전에서 중용됐으나, 공격적인 전개는 이승모(포항 스틸러스)가 더 매끄러울 수 있다. 아직 몸은 덜 여물었어도 유연한 신체, 공수 전반에 걸친 지능, 발밑은 추종 불허다.

그 앞 둘도 고민이다. 한찬희(전남 드래곤즈), 임민혁(FC 서울), 이진현(성균관대), 이상헌(울산 현대) 모두 동 나잇대 최고로 평가받는다. 다만 최근 비공개/공개 평가전에서 요동친 입지를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찬희의 출전 빈도가 떨어진 것도 간과해서 안 될 포인트.

이 중 이진현은 왼발을 특출하게 다루며 주가 폭등을 일궈냈다. 입지를 굳힌 감도 없지 않다. 그 외 팀 밸런스 및 개인 컨디션 차원도 따져봐야 한다. 파트너 자리는 의외로(?) 이상헌이 꿰찰 수 있다. 공격은 물론 공수 전환까지 능한 이상헌이 해낼 몫도 존재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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