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이슈] 하루 새 두 감독을 보낸 K리그 클래식
입력 : 2017.08.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최윤겸 강원FC 감독에게도, 남기일 광주FC 감독에게도 '전(前)' 자가 붙게 됐다. 26라운드를 보낸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은 하루 새 두 감독을 보냈다.

강원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 오전 7시마다 굵직한 영입 소식 등을 알린 이들은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평소와는 다른 무거운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해 성남FC를 누르고 클래식 복귀를 일군 최 감독은 결국 팀을 떠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광주도 같은 날 오후 공식 발표를 내보냈다. "남기일 감독이 구단 사무국을 찾아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것. 승격팀 최초 2년 연속 클래식 잔류에 성공한 남 감독 역시 지휘봉을 내려놨다. 두 감독 모두 결정적 혹은 표면적으로 알려진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강원은 '어벤저스 구단'으로 거듭났다. 정조국, 이근호, 황진성, 오범석, 김승용 등을 불러모아 정상급 스쿼드를 꾸렸다. 여름에도 거침없었다. 국가대표로 뛰어온 한국영으로 중원을 메웠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란 목표를 수시로 되뇌었다.

지난해 연말 AFC P급 지도자 강습회에서 "부담"이란 표현을 꺼냈던 최 감독은 이후 괜찮은 성과를 냈다.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매 경기 실점을 반복한 수비력은 아쉬웠을지라도, 한 골 먹으면 두 골씩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경기력이 저조할 때는 행운으로 승점을 늘리기도 했다. 연승 가도를 달린 최 감독은 '5월의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그랬던 강원이 최근 6위까지 떨어졌다. 3연패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홈에서 맞은 대구FC전 패배가 울산 현대, FC서울과의 패배에 기름을 부었다.

13일 제주 유나이티드전 패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겠다"던 최 감독은 그날 밤 자진 사퇴를 택했다.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최근 5경기 성적이 그랬다고 해서 갑자기 그만두실 타이밍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최 감독의 한 지인은 "남에게 짐을 지우는 것을 정말 꺼리는 성격"이라며 결단의 배경을 추측했다.




광주는 올해도 잇몸으로 버텼다. 상대적으로 척박할 수 있는 환경에도 남 감독 지도 아래 똘똘 뭉쳤다. 어리면서도 파이팅 넘치는 선수단을 구성해 '클래식 생존'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광주 통산 한 시즌 최다 승, 최고 순위 등을 일궜던 지난해 흐름을 잇고자 했다.

하지만 외부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심판 판정에도 울었다. FC서울과의 3라운드가 대표적이었다. 등에 맞은 볼이 핸드볼 파울로 선언, 페널티킥 실점을 내주면서 해당 경기를 패했다. 기영옥 단장이 직접 나서 불만을 토로한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심판을 징계하며 사실상 오심임을 인정했다.

이후에도 기대만큼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광주는 26라운드(순연 경기 외)까지 4승에 그쳤다. 7번 비기고, 14번 졌다. 지난달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승리한 뒤 4연패 내리막길을 걸었다. 생존을 두고 경쟁했던 대구FC전에서는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주며 승점 19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남 감독은 13일 대구전 패배 직후 결별을 암시했다. "구단과 선수단이 미팅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적잖은 이들이 자진 사퇴를 예감했다. 남 감독은 14일 손편지로 심정을 털어놨다. "어려운 상황에서 사퇴해 죄송하다"던 그는 "광주는 강하다. 저력이 있다"며 마지막까지 응원을 잊지 않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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