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으로 끝난 테베스의 중국 방문기
입력 : 2018.01.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대성 기자= “굿바이 친구, 카를로스 테베스의 중국 악몽이 끝났다.”

테베스가 2년 만에 아르헨티나로 돌아갔다.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지만, 한 시즌 후 복귀는 분명 이르다. 중국 언론은 테베스의 상하이 선화 시절을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테베스는 2006년 코린치안스를 떠나 웨스트햄에 입단했다. 서드 파티 등 문제가 있었지만 웨스트햄 경기력을 바탕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합류에 성공했다. 맨유는 테베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과 함께 빠른 역습을 장착했고 유럽 무대를 호령했다.

맨유 이후 행선지는 파격적이었다. 막대한 자본 인수로 스타급 영입에 나선 맨체스터 시티였다. 테베스는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148경기 73골 36도움을 기록했다. 주장 완장까지 찼지만 향수병과 감독 불화 등을 이유로 맨시티와 멀어졌다. 무단 이탈 후 골프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멘탈은 흔들렸지만 경기력은 최상급이었다. 맨시티와 작별 임박하자 많은 구단이 테베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파리 생제르맹, 유벤투스 등이 테베스 영입전에 착수했다. 테베스의 선택은 유벤투스였다.

테베스는 유벤투스 10번으로 이탈리아 무대를 누볐다. 유벤투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유벤투스 소속으로 96경기 50골 19도움. 분명 월드클래스였다.

그러나 유벤투스와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향수병으로 11년 만에 아르헨티나 복귀를 선언했다. 고국의 팬들은 테베스의 복귀를 격하게 반겼고, 테베스도 친정팀 복귀에 만족했다.

중국의 거대 자본을 뿌리칠 수 없었을까. 테베스는 2016년 초 중국 이적 불가를 철회하고, 2016년 말에 중국행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당시 중국은 스타급 선수 수집에 혈안이 됐고 헐크 등 유럽 수준급 선수를 중국 슈퍼리그에 데려왔다.

테베스의 입단은 전 세계적인 이슈였다. 영국 공영언론 ‘BBC’도 테베스의 이적 과정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했다. 결국 테베스는 연봉 4,100만 달러(약 465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상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상하이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만큼, 기대는 컸다. 테베스의 상하이행은 K리그에서 휘몰아쳤다. 울산은 상하이의 ACL 본선 진출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테베스는 무기력했고, 상하이는 브리즈번 로어를 꺾지 못했다. ACL 본선 진출 좌절. 상하이 입장에선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여기에 컵 대회 포함 20경기 4골 5도움. 연봉 400억 선수에게 기대한 수치는 아니다. 원정 경기 대신 디즈니랜드를 방문한데 이어, 중국 축구 수준을 비하해 현지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왜 테베스는 무기력했을까. 연변 박태하 감독은 “중국 선수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직 세계적인 선수들을 뒷받침할 능력이 많지 않다. 선수는 기대해서 갔는데 능률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초반엔 의욕적으로 하지만 경기를 하면서 많이 희석된다”라며 테베스가 400억 가치를 못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유야 어떻든, 결국 테베스는 2년 만에 아르헨티나로 돌아갔다. 보카 입단 기자회견에서 “경기 직전의 아드레날린이 그리웠다. 경기장에 들어설 때 떨림과 사람들이 그리웠다”라며 다시 돌아온 이유를 밝혔다. 어쩌면 중국은 테베스에게 (현지 언론 보도처럼) 악몽이었을지도 모른다.

테베스의 악몽은 끝났지만, 보카는 적잖은 금액을 지불하게 됐다. 테베스의 상하이 계약서엔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을 시 위약금을 물기로 명시됐다. 테베스가 한 시즌 만에 돌아감에 따라, 보카는 300만 달러(약 32억원)를 상하이에 지불해야 한다.

사진=상하이 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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