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투톱'이 전북 살렸다…파괴력이 만든 행복한 고민
입력 : 2018.02.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조용운 기자= '양날의 검' 투톱 시스템이 위기의 전북 현대를 살렸다. 전북이 2018시즌도 투톱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오랜시간 투톱을 전북에 녹아들게 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지난해에도 김신욱, 이동국, 에두와 같은 정상급 공격수를 모두 활용해 힘으로 찍어누르는 것이 닥공의 완성처럼 보였다.

최 감독은 승부처마다 투톱을 꺼내들었다. 그의 고집과 달리 성과는 미약했다. 몇차례 성공하긴 했지만 정말 승리가 필요할 때 내밀었던 승부수치고는 실패 횟수가 잦았다. 최 감독도 우스갯소리로 "내가 투톱을 쓰려고 하면 코치들이 말릴 정도"라고 말한다.

올해라고 다르지 않다. 올해 전북의 최전방 자원은 지난해보다 매만지기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낼 수 있다. 타깃형으로 가득했던 최전방은 아드리아노가 가세하면서 활용법이 늘었다. 양측면에서 속도를 한층 끌어올려줄 티아고와 로페즈까지 더하면 전북은 높이로만 승부할 팀은 절대 아니다.

투톱에 더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더 양날의 검은 전북을 옥죌 수 있다. 그래선지 최 감독도 첫 경기에 원톱을 먼저 꺼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천적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맞아 김신욱을 최전방에 둔 4-1-4-1 포메이션은 사실상 올 시즌 전북의 플랜A로 봐도 됐다.

그러나 김신욱 원톱은 아쉬움이 컸다. 후방 안정화를 이유로 최전방에 1명의 공격수만 둔 건데 오히려 중원서 경기를 점유하지 못하다보니 김신욱을 향하는 공격 방법이 단조로워졌다.

별다른 공격법을 보여주지 못하자 최 감독이 다시 투톱을 꺼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국을 투입한 전북은 늘 문제가 됐던 김신욱-이동국 트윈타워로 가시와를 상대했다.

걱정이 앞섰다. 이동국도 경기 후 "투톱을 섰을 때 수비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그래도 골이 필요했고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다"고 투톱이 불가피했음을 전했다.

배수진을 치고 내놓은 투톱은 성공이었다. 이동국은 투입 후 45분 동안 2골을 터뜨리며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3-2로 뒤집는 힘을 전북에 안겼다. 김신욱은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높이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이동국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위험 부담을 안은 선택이 대성공을 이뤄내면서 전북의 투톱은 또 플랜A와 플랜B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이르면 키치(홍콩)와 원정경기부터 아드리아노가 뛸 수 있다. 늦어도 울산 현대와 K리그1 개막전에는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전북의 최전방 퍼즐은 더욱 안갯속이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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