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이슈] 지단은 약속 지켰다, '2월 반등론' 실현
입력 : 2018.02.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세간의 비판에 대해) 우리가 하는 일이 원래 그렇다. 내가 말하고 싶은 점은 레알 마드리드가 결국엔 올라서리란 것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두 달 전 공개 석상에서 한 말이다. 12월 7일(이하 한국시간)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3-2로 꺾은 직후였다.

레알을 보는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했다. 지난 4년간 총 세 차례 대회 우승을 이룬 파격 행보를 떠올리면 분명 아쉬웠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내 부진으로 심각성은 더했다. 우승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스쿼드가 부실했다는 평이 따랐다. 지단 감독은 "우리 선수단을 믿는다"며 반박했으나, 실 전력은 많이 약해졌다.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한 방씩 하던 알바로 모라타,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이어 결정된 16강 상대는 파리 생제르맹(PSG). 레알과는 판이한 행보를 걸은 팀이다. 네이마르, 킬리앙 음바페를 동시에 품으며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챔피언스리그를 장악해온 레알이라도 쉽지 않으리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지단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한다 해도 괴롭지는 않다. 내년 2월이면 우리도 괜찮아지리라 확신한다"고 받아쳤다. "강팀을 만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라고 자신만만해했으나, 이를 그대로 믿는 이는 얼마 안 됐다.




그리고 2018년 2월. 지단 감독은 실전 앞에서도 담담해 했다. 경기 하루 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PSG를 상대로 우리가 증명해 보일 필요는 없다"며 과한 의미 부여를 지양했다. "그 어떤 압박도 없다"라던 그는 "여느 때와 똑같이 준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경기에 집중하는 것뿐이며, 사람들이 나에 관해 말하는 건 논외"라고 잘라 말했다.

두 팀 감독 중 누군가는 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중대 일정. 경기는 시작부터 팽팽했다. 탐색전을 펼치면서도 호시탐탐 발톱을 드러냈다. 레알엔 위기가 닥쳤다. 전반 중반 측면에서 넘어오는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네이마르를 거친 볼이 뒤로 흘렀고, 중원에서 뛰어들던 라비오를 잡는 데 실패했다. 나바스가 팔을 뻗었으나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흐름은 가까스로 맞췄다. 결정력 면에서 어려움을 겪던 호날두가 한 건 했다. 크로스가 얻은 페널티킥을 오차 없이 밀어 넣어 1-1로 전반전을 끝냈다.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면 후반에 대한 부담도 컸을 터.

레알은 교체 카드 수 싸움에서도 승리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정복할 때 쏠쏠히 활용한 벤치 스쿼드로 다시 빛을 봤다. 후반 막판 투입한 아센시오가 호날두의 두 번째 골을 이끌어냈고, 마르셀루가 쐐기를 박았다.

지단 감독은 지나친 도취는 피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면서 "90분, 아니면 그보다 더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라며 3주 뒤 일정을 바라봤다. 이미 두 시즌 연속 결승까지 치르며 마지막 고비를 넘어본 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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