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K] 13,122명의 '슈퍼'매치, 모두가 반성해야
입력 : 2018.04.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서재원 기자= 13,122명의 슈퍼매치 관중수가 K리그의 현실을 대변해준다. 슈퍼 하지 못했던 슈퍼매치에 모두가 반성해야 할 때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5라운드, 슈퍼매치에서 0-0으로 비겼다. 수원은 슈퍼매치 무승을 11경기(6무5패)로 늘렸고, 서울도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열기가 꽤 달아올랐던 슈퍼매치였다. 데얀의 존재가 컸다. 서울의 레전드 데얀이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됐다. 서울을 상대하는, 푸른 데얀의 첫 슈퍼매치.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 슈퍼매치에 다시 불이 붙었다.

슈퍼매치 기자회견부터 그 열기는 뜨거웠다. 데얀이 나섰고,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모두가 데얀에 집중했다. 출전 소감과 득점에 대한 의지, 세리머니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홈 경기를 주관하는 수원도 흥행을 기대했다. 수원은 슈퍼매치를 위해 2층 통천을 걷었다. 3만 관중 이상을 목표로 했다. 염기훈과 데얀은 수원 SNS을 통해 33,333명 관중 공약까지 내걸었다.

그러나 그 기대감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 막판 발표된 유료 관중수는 13,122명. 최근 슈퍼매치 중 가장 낮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수원이 바랐던 데얀 효과는 2018년 첫 슈퍼매치에서 전혀 나오지 않았다.

물론 날씨가 도와주지 않은 점도 있었다. 4월 초임에도 따뜻한 봄기운은 없었다. 꽃샘추위가 절정에 다다랐다. 중국발 미세먼지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 악조건이 슈퍼매치의 저조한 관중수의 이유는 되지 못했다. 비슷한 시각 야구장에도 비슷한 수준의 관중이 몰렸으니 말이다.

결국 컨텐츠의 문제였다. K리그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슈퍼매치도 더 이상 흥행보증수표가 되지 못했다. K리그와 축구계가 모두 반성할 부분이다. 서울의 황선홍 감독은 저조한 관중수에 대해 “경기를 하는 입장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재미는 날로 줄어드는데 그에 대한 대비와 노력이 부족했다. “모두가 반성할 부분이다. 예전에는 다양했던 슈퍼매치의 컨텐츠, 좋은 선수들, 좋은 퍼포먼스 등이 사라졌다. 서울이나 수원 모두 변화가 많았다. 그런 부분이 영향을 줬다고 본다.” 서정원 감독도 그 부분을 지적했다.

컨텐츠 생산자에 속하는 선수들도 반성의 대상이다. 염기훈도 “두 팀 모두 반성해야 한다. 선수들의 역할이 크다. 슈퍼매치에서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오늘도 그런 경기를 하지 못했다. 와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다음 슈퍼매치가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 보이진 않는다. 0-0 스코어가 나온 이상, 기존 팬들의 재구매 의사는 줄어들게 뻔하다.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려면, 반성 그 이상의 것이 나와야 한다. 지금의 슈퍼매치는 더 이상 슈퍼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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