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메인'' 신태용호는 온두라스전에 안 취했다
입력 : 2018.05.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구] 박대성 기자= “온두라스를 폄하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엔 수준 높은 팀이 많다. 온두라스전 승리에 만족하지 않는다. 월드컵은 더 섬세하게 준비해야 한다. 오늘보다 2~3배 더 나아져야 한다.”

신태용 감독의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을 앞두고 친선 경기를 가졌다. 첫 번째 상대는 멕시코를 염두한 온두라스다. 안방에서 온두라스를 2-0으로 완파했지만, 대표팀은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KEB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친선경기 온두라스전을 치렀다. 한국은 빠른 측면 공격과 배후 공간 침투로 온두라스를 압박했고 2골을 몰아 넣어 월드컵 기대감을 높였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4-4-2 시스템이었다. 4-4-2 전형은 11월 A매치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한일전에서 큰 효과를 본 대표팀의 플랜A다. 권창훈과 이근호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이승우, 이청용, 황희찬을 배치해 역동성을 유지했다.

이승우는 데뷔전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전반 4분 만에 당돌한 돌파를 보였고, 16분에는 온두라스 수비를 등지고 홀로 압박을 벗겨냈다. 황희찬은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과 배후 공간 침투로 대표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한국의 핵심이었다. 1.5선과 최전방을 오가며 온두라스 수비를 끌었고, 완벽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와 데뷔전을 치른 문선민도 침착한 문전 앞 슈팅으로 대표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 긍정적인 결과였다. 신태용호는 3월 유럽 원정서 가상의 스웨덴과 독일을 그렸고, 북아일랜드와 폴란드와 격돌했다. 유럽 팀을 상대로 보완점과 과제를 얻었지만 승리는 하지 못했다. 온두라스전 완승은 완벽한 분위기 전환이었다.

그러나 온두라스전 승리에 취해선 안 된다. 온두라스는 한국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두 계단 높은 팀이다. 호주와의 러시아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출전한 선수들도 차출되지 않았다. 월드컵에서 만날 팀과 격차가 있는 셈이다.

승리에 보이지 않은 숙제도 있었다. 기성용이 없는 중원은 원활한 볼 배급에 미숙했다. 월드컵에 반드시 필요한 세트피스도 날카롭지 않았다. 글로벌 스포츠 ‘ESPN’은 한국의 취약점으로 세트피스를 꼽은 바 있다. 온두라스 공격이 무뎠기에 수비를 온전히 평가할 수도 없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먼저 월드컵을 경험한 손흥민이 냉철한 의견을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온두라스를 폄하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월드컵엔 수준 높은 팀이 많다. 이번 승리에 만족하지 않는다. 월드컵은 더 섬세해야 한다. 오늘보다 2~3배 더 준비해야 한다”라며 분위기 전환은 가져가되 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성용도 마찬가지였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더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처음 모여 손발을 맞추는 과정이다. 결과를 얻어서 좋지만 우리는 취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붙는 팀들이 월드컵 수준이냐고 생각하면 그런 부분이 아쉽다”라고 전했다.

실제 한국은 온두라스전에서 많은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전에는 유효슈팅 0개를 기록했고, 후반전에는 유효슈팅 3개에 그쳤다. 유효슈팅 대비 득점은 우수했지만 이렇다 할 공격을 못 한 온두라스가 유효슈팅 2개를 기록한 점을 돌아보면 더 날카롭게 칼을 갈아야 한다.

이에 전주서 만날 보스니아는 좋은 상대다. 보스니아축구협회가 발표한 명단에 따르면 베고비치, 제코, 밀로세비치 등이 한국전에 나선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맹활약한 제코를 어떻게 잠그고, 보스니아 빈틈을 효과적으로 이용할지가 과제다. 여기에 세트피스가 더해지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도 있다.

온두라스전 승리에 취하지 않고 메인 무대인 월드컵을 향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야 할 신태용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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