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 운 없는 김진수, 이제 받아들여야 할 운명
입력 : 2018.06.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이현민 기자= “더 이상 말하면 울 것 같네요.”

고개를 푹 숙인 김진수(전북 현대)는 모든 걸 내려놓은 듯했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친선전에서 1-3으로 패했다. 가상 스웨덴인 보스니아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강호의 벽은 높았다.

김진수는 온두라스전에 이어 또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 원정 친선전에서 왼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최소 4주에서 6주 진단을 받았다. 재활에 전념했지만, 부상은 생각보다 심했다. 신태용 감독은 본선까지 품고 갈 뜻을 내비쳤지만, 쉽지 않다.

이번 소집 후 계속 재활에 매진하며 러시아 월드컵 출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팀 훈련조차 소화 못한 채 한발 떨어져 경기를 지켜봤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동료들의 마음도 편할 리 없었다.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에서 절친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선제골을 터트린 후 김진수에게 달려가 포옹했다. 빨리 회복해 함께 뛰었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이런 바람에도 김진수는 두 번째 월드컵 출전이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아니, 확정적이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번에 또 4년 전 악몽이 되풀이 됐다. 부상을 입기 전 전북에서 워낙 폼이 좋았던 만큼 아쉬움을 더한다. 지독히 운도 없다.

김진수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1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신태용 감독님이 결정 안 해 뭐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 대표팀 일정이 끝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내가 나의 몸 상태를 잘 안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솔직히 월드컵에 못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길게 보고 몸을 회복하려 했지만, 잘 안 됐다. 월드컵 출정식만 두 번했는데...”라며 씁쓸해 하면서, “솔직히 4년 전보다 더 힘들다. 마음을 내려놓았다. 운명으로 생각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더 이상 말하면 울 것 같다”고 현재 심경을 전했다.

본인도 알았다. 완전치 않은 몸으로 러시아에 갈 경우 팀에 도움 줄 수 없다는 걸. 안타깝지만 이제 받아들일 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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