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래쉬포드가 10번...맨유의 암담한 현실
입력 : 2018.08.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 마커스 래쉬포드(21)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등번호 10번을 받았다. 간판 공격수들이 대대로 사용했던 맨유 10번의 상징성이 상당히 옅어졌다.

맨유는 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래쉬포드가 등번호 10번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고 발표했다. 래쉬포드는 같은 날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전에서 10번 유니폼을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등번호 10번은 팀의 에이스 혹은 간판 공격수를 의미한다. 데니스 베르캄프(49), 지네딘 지단(46), 리오넬 메시(31) 등이 현대축구의 대표적인 10번으로 꼽힌다.

맨유에서도 마찬가지다. 맨유의 전설적인 공격수 데니스 로(78)부터 마크 휴즈(55), 데이비드 베컴(43), 테디 셰링엄(52), 뤼트 판 니스텔로이(42)까지 대대로 10번의 가치를 높였다. 최근까지도 웨인 루니(33),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가 그 명맥을 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 이후 10번을 물려받을 선수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올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는 새롭게 영입된 선수가 10번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매 년 초대형 영입을 성사시켰던 맨유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했다.




구체적인 후보가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메수트 외질(30, 아스널)이 10번의 주인으로 거론되는가 하면 올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는 하메스 로드리게스(27, 바이에른 뮌헨)가 10번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헛된 꿈에 불과했다. 외질은 지난 2월 아스널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하메스는 뮌헨 잔류와 레알 마드리드 복귀를 두고 저울질 하는 데 여념이 없는 상황. 맨유는 수비수 영입에 집중하고 있는 탓에 공격수 영입 후보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선택지가 없었다. 맨유는 래쉬포드에게 10번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선수 본인이 강력히 10번을 원했다. 맨유의 조제 모리뉴(55) 감독은 “래쉬포드가 10번을 원했다.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10번을 받기에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래쉬포드는 데뷔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 리그 11경기에서 5골을 터트린 후 성장이 멈췄다. 이어진 2016/2017시즌과 2017/2018시즌 출전수는 각각 32경기와 35경기로 뛴 반면 득점은 5골과 7골에 머물렀다.

태도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래쉬포드는 지난 시즌 그라운드에서 게으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부쩍 많아졌다. 교체 출전으로 체력적 우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역습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 수비 가담은 기대할 수조차 없었다.

새로운 등번호가 동기부여가 될 가능성도 많지 않다. 각각 11번과 7번이라는 맨유의 상징적인 등번호를 달고도 실패했던 아드낭 야누자이(23, 레알 소시에다드), 멤피스 데파이(24, 올림피크 리옹)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모리뉴 감독은 “10번은 래쉬포드에게 환상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제 그에게 맡겨보자”라며 막연한 희망을 걸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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