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은 예감했다, 황의조가 韓 이끌 거라는 걸
입력 : 2018.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이)동국이 말고 공격수가 안 나와 걱정이네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황선홍. 그가 부산 아이파크,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감독을 거치면서 늘 달고 살았던 말이다. 팀도 팀이지만, 한국 축구 전체를 걱정했다. “국내 공격수 찾기가 쉽지 않다”고. 사실이다. 지금도 불혹인 이동국(전북 현대)이 K리그를 지배하고 있으니. 견줄만한 국내 자원을 찾기 힘들다. 씨가 말랐다.

갑작스레 ‘공격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황선홍, 그리고 한국 축구가 찾던 공격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시아만큼은 확실히 잡는. 바로 황의조(26, 감바 오사카)다.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6경기에서 9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인맥 논란을 실력으로 극복, 와일드카드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활약에 그리 놀랄 필요는 없다. 이미 K리그가 배출한 스타로 2015년 성남에서 정점을 찍었던 황의조다. 리그 34경기에서 15골 3도움. 어린 나이에 대범했다. 마치 프로에서 몇 년 뛴 선수마냥 능수능란. 침투 능력, 버티는 힘, 슈팅, 골 냄새를 맡는 능력까지. 그 해 9월 12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과 성남의 경기(2-1 포항 승)였다. 황의조는 후반 15분 교체로 들어와 4분 만에 절묘한 골을 터트렸다. 황선홍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선홍은 “황의조는 문전에서 위협적이고, 위치 선정, 상대와 맞설 힘이 있다. 앞으로 충분히 대표팀 공격을 이끌만한 자원”이라고 칭찬하면서, “대표팀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나오기도 쉽다. 열심히 해서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지도자 생활을 하며 후배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성장하는지 항상 관심을 가졌다. 공격수 발굴에도 힘썼다.

당시 황의조는 이정협, 석현준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던 대표팀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었다. 안타깝게도 대표팀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성남에서도 하락세였다. 2017년 시즌 중 성남을 떠나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했다. 첫 시즌 예열한 그는 올해 리그 20경기에서 9골을 터트렸다. 감바에서 아시안게임에 보내기 싫을 만큼 간판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존경하는 스승인 김학범 감독 부름을 받고 아시아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황의조의 플레이는,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 황선홍을 보는 듯하다. 당시 황선홍은 11골(한 대회 최다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수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혼을 쏙 빼놓는, 확실한 마무리로 공격을 책임졌다. 24년이 지난 현재 황의조가 그 길을 걷고 있다.

이제 황의조는 화려한 피날레에 단 1경기 남겨뒀다. 9월 1일 오후 8시 30분, 숙적 일본을 만난다. 골 퍼레이드를 이어가며 본인과 한국 축구의 역사를 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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