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눈물, 엿, 계란...모든 걸 이겨낸 손흥민의 '첫 우승'
입력 : 2018.09.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공항] 서재원 기자=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에게 태극마크는 늘 눈물이 따랐다. 돌아오는 길은 더 충격이었다. 4년 전엔 엿, 2개월 전에는 계란이 날아왔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은 달랐다. 커리어 첫 우승을 금메달로 보답 받았고, 입국장에는 환호와 박수만 가득했다.

금의환향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1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1로 꺾은 후 받은 금메달도 목에 걸려 있었다.

더할 나위 없는 대회였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김학범 감독의 지휘 아래 빠르게 팀을 재정비, 다시 전진해 나아갔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험난한 길을 애써 찾아가긴 했지만, 그 결과는 금메달로 돌아왔다.

이번 대표팀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소속팀 일정으로 다소 팀에 늦게 합류하긴 했지만, 주장 완장의 중책을 안고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자신 보다 5~6살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등 모든 부분에서 솔선수범했다.

기대했던 만큼의 많은 골은 넣지 않았지만, 특급도우미를 자처하며 팀의 중심을 잡았다. 결승전에서도 2개의 도움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결승전을 포함해서는 총 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그 중 황의조의 골만 3개를 도왔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 딱 손흥민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손흥민에게 이번 대회는 자신의 커리어 역사상 첫 우승이었다. 3일 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그도 “축구하면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한국을 위해서,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고 이룬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웃을 날만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전까지는 우승은 물론,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나선 대회인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3년 뒤, 막내로 출전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최악의 성적을 남긴 채 탈락했다. 현실의 벽 앞에서 울었고, 돌아오는 입국장에서는 엿 세례를 받아야 했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후에도 웃는 날보다 아닌 날이 더 많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또 다시 눈물을 쏟았다. 우여곡절 끝에 본선 무대에 진출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독일전에서 짜릿한 명승부를 연출했음에도, 그에게는 계란이 날아왔다. 손흥민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런 그가 결국에는 웃었다. 일본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누구보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3일 귀국길에도 웃음과 환호, 박수만이 있었다. 눈물로 시작해, 엿, 계란 등 온갖 충격 속에서 그는 꿋꿋이 다시 일어섰고, 가장 찬란할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축구 선수로서 목표는 아시안게임이 아니다. 원하는 결과를 이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커리어를 위해서도 신경 쓸 부분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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