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벤투의 장현수 보호령, 편애 아닌 실력
입력 : 2018.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 이현민 기자= “이 선수의 과거를 언급할 필요도, 언급해서도 안 된다.”

장현수(FC도쿄) 이야기가 나오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다소 격앙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잇단 실책, 벤투 감독 부임 후에도 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감쌌다. 이유는 분명했다. 가진 실력이 있기 때문.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이자 남미 전통 강호를 맞아 물러섬 없었고, 안방에서 축배를 들었다.

경기 전 화두는 유럽에서 내로라는 ‘창’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를 어떻게 묶느냐였다.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입소 후 장현수는 “카비니는 월드클래스다. 개인 분석을 통해 방법을 찾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비장했고, 경기 당일 벤투 감독은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장현수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중앙 수비를 구축했다. 전반부터 한국이 경기를 주도했고, 우루과이는 기다렸다가 역습으로 맞섰다. 주포인 카바니와 스투아니가 한국 진영을 누볐다. 상대 공격 패턴은 단순했다. 장현수는 라인 컨트롤, 헌신적인 플레이로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카바니는 한국 진영을 분주히 누볐지만, 후방에서 볼 배급 자체가 안 됐다. 개인 컨디션도 최상은 아니었다. 홀로 풀기 한계가 있었다.

후반 들어서도 장현수는 안정된 수비를 구축했다. 상대 역습을 간파, 내려서서 배후 침투를 대비했다. 후반 14분 벤탄쿠르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위기를 잘 넘겼다. 한국은 수비가 안정되니 흐름을 가져왔다. 19분경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21분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슈팅이 무슬레라에게 막혔으나 흐른 볼을 황의조가 뛰어 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경기를 잘 풀어가던 한국은 후반 27분 김영권이 백패스를 제대로 처리 못해 베시노에게 실점을 내줬다. 다행히 34분 코너킥에서 정우영의 골로 우루과이 추격을 뿌리쳤다. 막판 계속된 공세를 잘 버텼다. 장현수는 끝까지 투혼을 불살랐다. 이전과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며 한국의 승리를 뒷받침했다.

경기 후 자연스레 장현수에게 관심이 쏟아졌다. 이에 벤투 감독은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다. 이 선수의 과거를 언급할 필요도, 언급해서도 안 된다”고 딱 자르는듯 했지만, 이내 말을 이어갔다.

“단 하나만 말씀 드리겠다. 최근 3경기(본인 부임 후)만 놓고 봤을 때 장현수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상회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우리가 특별히 관심 갖고 보호해줘야 한다. 미래에 있어 분명, 확실히 도움을 줄 선수다.”

벤투 감독이 장현수를 계속 중용하는 이유를 속 시원히 털어놨다. 우루과이전에서 분명 드러났다. 편애가 아닌 실력이라는 걸. 아픔을 딛고 더 나아가게끔 힘을 실어줄 시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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