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욱이 말하는 '강원 병수볼'엔 정체성이 있다
입력 : 2019.04.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강릉] 홍의택 기자= 오래도록 남는 축구가 있다. 곱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그런 축구. 즉, 확고한 '정체성'이 내는 효과는 단순 공놀이 이상의 것을 가져다준다.

강원FC가 개막전 패배를 딛고 올라서고 있다. 상주 상무 원정서 패한 이들은 울산 현대와 비기며 한숨 돌렸다. 이어 전북 현대와 성남FC를 연달아 잡았다. 지난 1월 임찬울과 트레이드로 강원 유니폼을 입은 김현욱은 "첫 경기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분위기 엄청 좋다"라고 웃었다.

강원의 행보를 높이 치는 건 단순히 결과만 잡은 게 아니기 때문. 뭔가 뚜렷한 색깔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스몄다. 누군가는 "K리그가 재미 없다"고 했다. 선수 개개인 차이나 중계 기술의 차이 등은 제쳐두더라도, 축구 그 자체가 그리 다채롭지 않다는 건 꽤 큰 아쉬움이었다. 저들만의 옷을 입으려는 개성이 부족해 보이기도 했다. 각기 다르게 규정하지 못하는 축구는 냉정히 말해 '거기서 거기'였다.




'병수볼'. 마우리시오 사리 첼시 감독의 '사리볼'에서 차용한 이 표현엔 김병수 감독만의 정체성이 배 있다. 김현욱은 그 비결에 관해 "감독님과 저희만의 비밀이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 '디테일' 차이가 꽤 커 보인다. 개개인이 볼을 많이 만지면서 선수도 관중도 재미를 느끼는 축구. 지나치게 패스에 집착하기보다는 효율을 살리는 방법 역시 강구한다.

김현욱도 이런 변화를 피부로 느꼈다. "솔직히 말해"라며 머뭇거린 이 선수는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강원이란 팀에 큰 관심이 없었다"라고. 이어 김현욱은 "그런데 승격하고, 투자도 많이 하고, 최근에는 팀 스타일도 잡혀가다 보니 어딜 가나 이름이 오르내리더라. 이제는 우리 스타일의 축구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는 이런 축구를 한다'고 말해줄 게 있다"라고 털어놨다.

또, 김현욱은 "전북 같은 강팀을 만났어도 상대를 의식하기보다는 저희 것에 더 집중하려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상대가 저희를 의식하게 되더라"면서 "지금도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충분히 더 빠르고 재밌는 축구가 나올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적을 옮긴 김현욱은 재빨리 녹아들었다. 김병수 감독과 만난 지는 이제 만 석 달. 그 사이 오른쪽 날개 포지션을 꿰차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최근 치른 성남전에서는 선제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으며, 3일 저녁에는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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