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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ZOOM-IN] 일본 취재진, 김도훈에게 박수갈채... 잘 싸운 증거

기사입력 : 2019.04.24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가와사키(일본)] 이현민 기자=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이 기자회견 후 자리에서 일어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일본 기자들은 J리그 챔피언에 과감히 맞선 울산에 찬사를 보냈다.

울산은 23일 오후 7시 일본 도쿄 가와사키 토도로키 스타디움서 열린 가와사키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4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2승 2무 승점 8점으로 조 선두를 달렸다. 조기 16강 확정은 실패했지만, 여전히 진출 가능성은 크다.

경기 막판, 조금만 버텼다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힘든 원정길에서 값진 승점 1점을 챙긴 것도 큰 성과다. 여기에 최근 FA컵과 리그에서 침체됐던 분위기가 살아났고, 주니오가 모처럼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얻는 게 많았다. 상대는 지난 시즌 일본을 제패했던 강호였다.

사전 예고한대로 가와사키는 총력전을 펼쳤다. 지난 10일 울산 원정과 달리 선발 6명을 바꿨다. 핵심인 오시마 료타, 고바야시 유, 나카무라 겐고 등 최정예를 가동했다. 주포인 레안드로 다미앙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미앙이 빠지자 볼 소유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갔고,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다. 전반 8분 만에 울산은 일격을 당했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한 번에 찔러준 킬 패스, 간결한 터치에 이은 마무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상대는 불이 붙었고,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악조건 속에서도 울산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17분 신진호의 코너킥이 믹스를 스쳐 박용우 골로 연결됐다. 상대에 터프하게 맞서며, 빌드업을 저지하려 투입됐던 박용우가 골까지 넣었다. 기쁨은 두 배였다. 전반 31분에는 주니오가 한 방을 터트렸다. 상대 아크에서 수비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슈팅으로 정성룡이 버티고 있는 골문을 갈랐다. 선제 실점을 하고도 울산인 금세 역전할 수 있었던 건 전술 변화였다. 김도훈 감독은 “선제골을 내줘 깜짝 놀랐다. 초반에 4-5-1로 압박을 통해 견제하려 했는데 우리 라인이 강제적으로 내려설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기회를 줬다. 실점 후 4-4-2로 변화를 줘 역전에 성공했다. 주니오 원톱보다 투톱을 두면서 효과를 봤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흐름상 울산이 계속 방어 태세를 갖출 수밖에 없었다. 너나 할 것 없이 후방으로 내려왔다. 특히 주니오는 공중볼, 협력 수비로 계속 힘을 보탰다. 상대 왼쪽 공격이 거세지자 김도훈 감독은 후반 29분 주니오를 대신해 정동호를 투입했다. 김태환에 정동호를 더해 측면을 강화했다. 잘 버티던 울산은 37분 중거리 슈팅에 이은 세컨드볼 대처 미흡으로 통한의 실점을 내줬다. 42분 불투이스(2선 자원중 한 명 교체하려던 김수안으로 바꾸려던 순간)가 불의의 부상으로 나와 김수안이 들어갔고, 추가시간 주민규로 승부수를 던졌다. 주민규는 박스 안에서 직접 슈팅을 만들기도 했다. 비록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변화에 적절히 대처했고,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냈다. 막판 가와사키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위기도 왔다. 냉정히 운도 따랐다. 힘겨운 무승부였다.

울산 입장에서 분명 아쉬울 법하다. 물론 가와사키는 더 억울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울산은 두 차례 맞대결에서 승점 4점을 얻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일본 취재진이 김도훈 감독에게 가와사키 축구에 관해 물었다. 이번 시즌 일부 선수 구성의 변화와 부상 등으로 지난 시즌 ‘포스’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가와사키다. 울산을 맞아 손에 꼽을 만한, 디펜딩 챔피언다움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승리를 얻지 못했다. 김도훈 감독의 지략이 통했다. 무려 20개 넘는 슈팅을 단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일본 대다수의 취재진은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솔직히 가와사키를 만나면 두렵다. 볼 소유를 통해, 질 높은 패스와 포지션 게임으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인상적이다. 우리가 수비하다가 끝난 것 같지만, 우리만의 스타일을 구사했다. 장점인 압박과 속도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 팀을 만나면 늘 힘들다. 결과를 가져온 건 행운이다. 가와사키 덕에 패스 위주 축구를 많이 봤고, 지금도 보고 있다. 사실 우리 울산도 패스 게임을 하는데 따라가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승패를 떠나 상대팀에 대한 존중을 드러냈다. 이와 동시에 울산의 나아가야 할 방향도 언급했다. 패스 축구, 보는 재미, 여기에 결과까지. 단시간에 만들 수 없지만 언젠간 해내겠다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축구적인 관점에서 배울 건 배우고, 우리 장점을 통해 그라운드에서 표출하기 위해 사력을 했다는 의미다. 앞서 김도훈 감독이 전술, 교체 등 모든 상황에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분석, 연구, 노력의 결과다. 기자회견장에 있던 일본 기자들이 박수를 쳤다. 한일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그리고 국제대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울산이 분명 잘 싸웠고, 칭찬받을 만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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