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김민재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뛰쳐나갔다”
입력 : 2019.06.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곽힘찬 기자= 전반 42분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공을 잡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전체가 갑자기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수비수 김민재는 공을 몰고 측면을 돌파하고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호주전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대표팀은 3-5-2 포메이션으로 호주에 맞섰다. 하지만 포메이션이 워낙 어색했던 탓에 공격 전개가 잘 이뤄지지 못했다. 전반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유효 슈팅은 ‘0’이었다. 그 중에 홀로 빛났던 선수가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과감한 수비를 통해 호주의 공격을 막아냈고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가 속도를 줄이거나 순간적인 동작을 가져가려고 할 때 몸으로 막아서는 모습이 마치 데 리트(아약스)를 연상케 했다.

경기를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민재는 전반 42분 깜짝 오버래핑을 시도한 것에 대해 “솔직히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한 번 ‘에라 모르겠다’하고 나갔다”고 웃었다. 해당 장면을 설명하는 김민재는 수줍게 웃고 있었지만 그 속엔 과감함이 존재했다.

김민재는 네 명의 수비수들이 포진한 상황에서 가장 빛을 발한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158일 만에 스리백을 실험했다. 김민재에겐 이 부분이 어색했다. 그는 “감독님이 원하는 전술을 어느 정도 이행하며 결과를 가져오긴 했지만 아무래도 스리백이 어색했다. 다른 선수들도 어색하게 느껴 좀 힘들었다”고 밝혔다.

호주전은 15년 만에 부산에서 치러지는 A매치다. 애초 지난해 11월 칠레전이 펼쳐지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잔디가 합격점을 받지 못해 무산됐다. 그래서 부산시는 잔디 관리에 총력을 다했고 호주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출 수 있었다. 김민재는 “잔디 상태가 엄청 좋았다. 어제 확인을 했는데 감독님도 좋다고 하시더라. 생각보다 많이 좋아서 놀랬다”고 밝혔다.

호주를 1-0으로 격파한 대표팀은 이제 3연승을 달리게 됐다. 오는 11일 이란과 일전을 벌인다. 이란은 한국으로 넘어오기 전 시리아를 5-0으로 대파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김민재는 “이란과 대표팀 경기를 한 번 밖에 뛰어보지 못했는데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지난 전적들을 봤을 때도 우리가 힘든 경기를 하지 않았나. 감독님이 우리에게 계속 연승을 할 수는 없지만 패배하는 것을 최대한 뒤로 미루자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했다.

한국은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을 비롯한 강팀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유독 이란만 만나면 약해졌다. 김민재는 “이란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싶다. 아시아 강팀은 다른 의미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총력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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