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실패’ 키움, 이번엔 변수로 승리 챙겼다
입력 : 2019.10.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문학] 허윤수 기자= 믿었던 데이터가 무너졌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팀에 승리를 안겼다.

키움 히어로즈는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7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경기 전 키움 장정석 감독은 최근 팀의 상승세의 비결로 데이터 분석을 꼽았다. “분석팀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많은 자료를 준비했다. 그 자료를 종합적으로 보며 상황마다 결정을 내린다”라며 철저한 데이터 중심의 야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움은 이날 선발 투수로 최원태를 낙점하는 데도 데이터의 도움을 받았다. 장 감독은 “선발 투수를 결정할 때도 확률 싸움을 하고 있다. 최원태의 성적이 고척보다 문학에서 훨씬 좋았다. 반면 요키시는고척에서의 성적이 더 나았다”라며 결정을 내린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데이터가 삐걱거렸다. 올 시즌 문학에서 평균자책점 1.96의 성적을 남겼던 최원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홈런 2개를 허용하며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불펜진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상대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마운드 운용을 하며 재미를 봤지만 이날은 달랐다. 6-5로 앞선 6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린 김상수가 로맥에게 동점 1점 홈런을 내줬다.

7회에는 김동준이 한 개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안타 2개를 내줬다. 급히 조상우를 올렸지만 실점을 막을 순 없었다. 대신 대량 실점 위기에서 1실점으로 막아내며 반격을 위한 희망을 남겼다.

믿었던 데이터의 실패 속 위기에 빠진 키움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변수였다. 키움은 이날 6번과 7번 타순에 각각 김웅빈과 김규민을 선발 출장시켰다. 이번 플레이오프 첫 선발이었다. 두 선수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나란히 부진했다. 김웅빈과 김규민은 4경기에 나서 각각 타율 0.091, 0.111의 저조한 타격감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두 선수는 2차전 다시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 멀티 히트 경기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6-7로 뒤진 8회 1사 후 김웅빈이 기습 번트로 출루했다. 이어 김규민이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터뜨리며 1사 2, 3루를 만들었다. 두 선수가 공격의 물꼬를 트자 키움은 이지영과 대타 송성문의 적시타가 터지며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후 장 감독은 “선택했던 것들이 잘 안 돼서 힘든 경기였다”라며 분석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특히 잘 안됐던 부분에 대해 “투수 파트다. 최원태의 교체 시기를 고민했지만 조금 늦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위기가 왔고 투수 교체 이후 실점을 내줬다”라고 말했다.

맹활약을 펼친 김웅빈과 김규민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빠른 공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플레이오프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갖고 너무 잘해줬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데이터가 확률 싸움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100%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는 변수. 키움이 가을 야구를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요소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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