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투지’의 김원식-이찬동, 광주가 서울과 싸울 수 있던 힘
입력 : 2021.03.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 허윤수 기자= 광주FC의 에너지 넘치는 중원이 FC서울과의 대등한 싸움을 만들었다.

광주는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경기 막판 기성용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올 시즌 광주와 서울은 K리그의 새로운 이야기를 불어넣는 팀이다. 먼저 양 팀 사령탑은 지난 시즌 상대팀 지휘봉을 잡았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사령탑을 맞바꾼 꼴이 됐다.

또 올해 광주의 주장은 지난 시즌까지 서울 소속이었던 김원식이다. 여기에 서울에는 광주 출신의 나상호와 홍준호가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 두 팀의 중원 스타일은 정반대다. 광주가 투지와 투혼을 앞세운 김원식, 이찬동으로 이뤄져 있다면 서울은 팔로세비치, 기성용, 오스마르로 리그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선수들로 채웠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 역시 서로의 중원을 언급했다. 광주 김호영 감독은 “기성용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미드필더다. 전매특허인 중장거리 패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팔로세비치, 오스마르, 한찬희의 패스, 슈팅도 좋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서울 박진섭 감독은 “조직력이 좋은 광주에 김원식, 이찬동이 합류하면서 파이팅이나 피지컬적으로 더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그대로였다. 팔로세비치는 유려한 기술로 수비를 벗겨내며 탄성을 이끌었다.

후방에 위치한 오스마르는 강력한 슈팅으로 광주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투입된 기성용 역시 묵직한 슈팅과 경기 조율 능력을 뽐냈다.

광주는 김원식과 이찬동이 서울 중원보다 강점으로 꼽히는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버텼다.

기술에서는 밀리지만 부족한 부분을 투지와 투혼으로 메웠다. 경합을 두려워하지 않고 머리와 발을 내밀며 중원을 지켰다. 또 측면이 뚫리면 적극적인 커버 플레이를 보였다.

풀타임을 소화한 김원식과 달리 이찬동은 후반 33분 교체됐다. 그는 그라운드를 나서는 순간까지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불어 넣으며 집중력을 높였다. 한 골이 아쉬운 일부 서울 팬들이 야유를 보냈지만, 그는 끝까지 팀원을 독려했다.

이찬동은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뒤 서울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박수를 보냈다. 서울 팬들 역시 그런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존중을 보였다.

비록 경기 결과까지 가져오진 못했지만, 광주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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