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성폭행범 잡은 '용감한' 고교생들
입력 : 2015.01.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살려주세요"

지난 14일 늦은 밤 길을 가던 목포 목상고 2학년 한태근·이산하군, 조민영양 등 3명 학생들의 귀에 어디선가 한 여성의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군 등 친구들이 여성의 목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돌아보는 순간 한 남자가 골목길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를 목격한 한군이 먼저 뒤를 쫓았고 이어 이군도 뒤따라 달려가며 함께 100여m를 추격한 끝에 그 남자를 붙잡았다. 이러는 사이 조양은 피해 여성의 옷을 입혀주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달아나던 남자를 뒤쫓던 한군은 그 남자에게 팔꿈치로 얼굴을 맞아 작은 상처를 입기도 했다.

한군 등에 붙잡힌 남자는 성범죄를 저지르고 실형을 산 뒤 지난해 출소한 성범죄 전과자로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는 상태였다.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한군 등은 14일 밤 11시께 전남 목포시 용당동 한 골목길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전모(30)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들은 학교 연극부 모임의 친구 사이로 방학이지만 다음 날 있을 학교 보충수업 때문에 기숙사로 가던 중 우연히 목격한 성폭행범을 붙잡은 것이다.

조양은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사실 밤늦은 시각이라 무서워 남학생 친구들과 같이 기숙사로 들어가는 길이었다"며 "평소에는 겁도 많은데 그 때는 우리들 전부가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 학생들은 성적도 우수하고 모범적인 학생들이긴 한데 사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후 피해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이 학생들을 찾아 식사를 사주며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학생들에 대해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목포경찰서는 19일 한군 등에 의해 붙잡힌 전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목포=뉴스1) 윤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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