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훤한 고통스러운 비교, 소신 돌파 택한 신태용
입력 : 2017.09.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조용운 기자= "사면초가 상황, 히딩크 얘기에 동요된 것 사실이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좋든 싫든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목표한 성적을 내더라도 '히딩크였다면'의 가정법에 사로잡힐 것이 뻔하다.

히딩크 광풍이 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축구의 힘을 빼놓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측근을 통해 대표팀 사령탑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 축구가 가장 위험했던 아시아 최종예선 남은 2경기를 누군가가 극복해주면 월드컵 본선에서 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거짓 논란이 일었다. 애초 히딩크 측과 어떠한 대화도 없었다던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말이 사실과 다르면서 히딩크 감독을 바라는 축구팬들의 바람과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원성이 함께 들끓었다.

히딩크 바람과 축구협회의 헛발질 가운데 낀 신 감독은 힘을 잃었다. 신 감독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을 대체할 때만 해도 새로운 얼굴, 세대교체로 힘을 받았다. 당시 거론되던 허정무, 김호곤 등 후보자와 비교해 젊은피로 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신 감독은 대표팀을 이끈지 불과 두 경기 만에 청산대상이 됐다. 이란-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기대이하의 경기력이 문제였다. 신 감독은 우선 월드컵 본선 진출이 우선이었다고 강조하지만 팬들은 접근법이 '왜 무승부였는지'에 의아함을 표한다. 아시아의 강호를 외치며 월드컵서 선전하려면 이란-우즈베키스탄은 잡아야 한다는 외침이다.

월드컵을 9개월 앞두고 정작 본선을 지휘해야 할 신 감독의 힘은 빠졌다. 당장 여러 선수를 평가하고 전술을 실험할 평가전도 단두대 매치로 변했다. 10월 예정된 러시아-모로코 원정 2연전을 놓치면 신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준비 과정도 수월하지 않다. 당장 축구협회가 10월 평가전 상대로 잡았던 튀니지가 취소 입장을 전하면서 경기를 불과 보름 정도 남겨두고 상대가 바뀌는 촌극이 벌어졌다. 여기에 K리그와 상생을 위해 해외파로 대표팀을 구성하다보니 인적 풀 부족을 겪는 중이다.

여러 돌발상황을 비롯해 신 감독 앞에는 고통스러운 나날만 남게 된다. 신 감독도 모르지 않는다. 스스로 "사면초가다", "여론이 많이 신경쓰인다", "동요된다", "10월 A매치를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등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래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신 감독은 히딩크 감독 얘기가 처음 나왔던 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공항서 취재진에 "이제 보여줘야지"라며 나지막히 말했다. 등을 돌린 팬들을 사로잡을 신태용식 축구를 보여주는 것만 해답이라는 뜻이다.

신 감독은 재차 신태용식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야 하는 과정인데 결과와 내용을 모두 살피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번 두 경기를 놓치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그래도 열매를 따는 시점은 월드컵 본선이다. 여론에 동요하지 않고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히딩크 감독과 공생도 강조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님은 4강의 기적을 안긴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그런 분이 도움을 주신다고 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당연히 히딩크 감독님의 사심 없는 조언을 들을 것"이라고 러시아에서 히딩크 감독과 만남을 기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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