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롯데-KT전 ‘비디오 판독 불가 사태’…오심·억울함 없었지만 재발 막아야
입력 : 2019.08.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사직] 김현세 기자= 비디오 판독은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위한 도구다. 찰나의 순간을 정리하는 역할이고, 번복 여부에 따라서 게임도 바뀐다.

그런데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간 경기에서는 활용이 불가했다. 이날 문동균 주심은 경기 개시 후 1회 양 팀 감독에게 무언가 고지했다. 문제되는 상황이 아닌 터라 물음표만 남았다.

KT 구단 관계자의 확인 결과, 이강철 감독은 심판을 통해 “기기에 결함이 있으니 오늘(13일) 경기에서는 비디오 판독이 불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감독으로서는 불가항력적 사안이니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별 잡음 없이 넘어갔다. 다만, 몇 군데서 차마 요청 못 한 장면은 있었다. 2회초 1사 1, 2루에서 롯데 선발 브록 다익손이 김민혁을 투수 앞 땅볼 유도, 1루주자 심우준이 2루에서 아웃됐고 타자주자 김민혁은 간발의 차로 살았다.

중계 화면상으로도 발이 빨랐다. 심판 판정도 정확했다. 그런데 롯데 입장에서는 병살타로 위기를 단숨에 벗을 수 있던 터라 충분히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만한 상황이었다. 찰나에 벌어진 일이니 다익손과 1루수 채태인도 세이프 판정에 순간 당황한 기색을 비치기도 했다.

경기 후반부 KBO 측은 “지난 키움과 울산 경기를 오가면서 부산에 설치된 기기를 옮겼고, 다시 재설치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겼다”면서 “판독 서버 본체 장비에서 호환 문제가 발견됐는데, 내일(14일) 경기에서는 정상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지금껏 장치 결함으로 판독이 불가했던 적이 없던 터라 현장에서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14일 KBO 측은 “갑작스레 생긴 일이라 신중한 판단이 요구됐다. 경기 전 복구를 시도했는데 잘 되지 않았고, 회선에 문제가 생기니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KBO 측은 “현행상 KBO 자체 카메라와 방송사를 통해 중계 화면 외에도 다양한 각도의 화면을 제공받는데, 문제가 발생해 중계 화면 하나만으로는 세밀한 판독이 안 되니 공정한 판정이 어렵다고 판단해 양 팀에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는 오심 없이 정확히 진행됐다. 그렇다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더구나 처음 있는 일이기에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 초를 다투는 싸움에서 찰나를 포착하는 눈은 여럿일수록 좋다. KBO 측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있는 일이고, 오심이나 억울함도 없었다. 그러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경각심 갖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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