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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토크] <49> 포항 장성환 사장 ''스틸러스를 위해 몸을 던진다''

기사입력 : 2012.12.08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대한민국 프로축구 K리그에는 다양한 팀들이 공존하며 경쟁하고 있다. 각각의 팀을 표현하는 수 많은 수식이 있지만 '전통의 명가'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역사와 전통을 갖춤과 동시에 꾸준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몇몇 팀 중 하나가 바로 포항 스틸러스다.

1973년 창단해 내년이면 창단 40주년을 맞이하는 포항은 감독, 선수,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의 얼굴이 바뀔지라도 '스틸러스 웨이'라는 자신들만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를 향한 일관된 항해를 거듭하고 있다. 시대를 책임지는 구성원들의 희생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 3월 부임한 장성환 사장은 '스틸러스 웨이'의 바통을 넘겨받아 한 시즌 동안 거침없이 달렸다. 포스코의 노무팀장, 홍보팀장, 섭외부장, 포항제철소 행정부소장 등을 거친 그는 다양한 경험에서 쌓은 업무 수행능력으로 끊임없는 혁신을 추진했다. 지금까지의 '스틸러스 웨이'가 경기장 안에서의 모습에 집중했다면, 장 사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을 통한 지역연고 정착, 사회 공헌이라는 토끼까지 모두 잡아내는 무서운 추진력을 보였다. 그의 노력에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포항은 리그 초반의 부진을 씻고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FA컵 우승까지 거뒀다. 2013년 '스틸러스 웨이'의 업그레이드를 꿈꾸는 그와 마주앉았다.

정신 없이 달린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성공적인 시즌이었다고 자평하나?
정말 빠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짧은 시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3월에 부임했는데 부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적이 13위까지 떨어졌다. 솔직히 스플릿 시스템에서 B리그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모두 나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전반기 종료 후, 황감독과 대화를 하면서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나는 감독, 선수, 팬들과 더욱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황 감독은 전지 훈련 기간을 통해 '조직력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감독과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선수들과도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소통하며 선수단의 사기를 올리려는 노력을 했다. 지역밀착활동도 더 늘렸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역밀착활동을 통해 진심으로 팬심을 얻기 위해서 노력했다. 황감독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포항의 장점인 허리 진영의 조직력을 주무기로 한 '제로톱'을 들고 나왔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결국 FA컵 우승까지 차지했다. FA컵 우승 후에도 선수들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지 훈련 기간 동안 조직력 강화에 더욱 중점을 둘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포항은 '전약후강(전반기에 약하고, 후반기에 강함)' 팀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에는 '전강후강(전반기에 강하고, 후반기에도 강함)'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웃음)

취임식에서 "성적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파격적이었다. 당시 어떤 의도였나?
축구다운 축구를 요구했다. 선수들은 한 골을 실점하면 2~3골을 넣는다는 의지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축구장에 또 오고 싶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 이기더라도 멋지게 이겨야 하고,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한다면 팬들은 즐거워 한다. 팬들이 우리가 하는 축구에 재미를 느끼면, 당연히 관중이 늘어날 것이고,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면 선수들의 연봉 역시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긍정 고구마'는 올해 K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 중 하나였다. 사장님이 부임 후 '감사나눔운동'을 전개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인데, '감사나눔운동'을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
"감사나눔운동은 포스코 ICT에서 시작되어 포스코로 전파가 되었다. 포스코 행정부소장을 맡고 있을 당시 포스코 사내에 감사나눔운동을 확산하는 시도를 많이 했다. 당시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이 업무 효율 증대에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느꼈다. 우리 선수들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차원에서 '감사나눔운동'을 시행했다. 처음에는 고구마를 숙소 내 식당에 놓고 선수들로 하여금 한쪽 고구마에게는 좋은 말, 다른 한 쪽의 고구마에게는 나쁜 말을 하도록 했다. 약 한 달 후,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좋은 말을 해 준 고구마와 나쁜 말을 해 준 고구마의 발육 속도가 완전히 틀린 것을 선수들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효과를 직접 확인한 후에는 선수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숙소에 '감사나눔보드'를 만들어 서로에게 고마웠던 일들을 적어서 붙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팀 분위기도 좋아졌고, 성적도 좋아졌다.

지난 해 까지 포항은 지역 홍보를 출근길 길거리 홍보 방식으로 행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SNS로 방향을 틀었다. 의도는?
SNS를 통한 홍보를 통해 출근길 직장인들에 국한된 홍보가 아니라 조금 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경기장에 찾아오게 하고 싶었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출근길에 우리 직원들의 홍보를 보는 시간은 잠깐이지만 휴대폰을 보고 있는 시간은 매우 길다. 이를 활용하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팬들에게 경기 홍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길거리 현수막을 통해 경기 일정 홍보만 한다고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조금 더 재미있는 컨텐츠로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유혹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 방법이 SNS에 있었다

사실 SNS에서는 K리그 16개 구단 중 포항이 선구자 역할을 한 것 같다. 특히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사진 합성을 이용한 재치 넘치는 소재가 쏟아졌다. 다른 구단들이 따라하기도 했는데?
프로 축구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즉,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스포츠라는 말이다. 세상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것이 '재미'다. 싸이가 왜 글로벌 스타가 됐나? '말춤'이라는 재미있는 컨텐츠가 국경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흥미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는 전세계인이 좋아하는 요소다. 기존 축구단 소식은 단지 경기 이야기 뿐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단지 축구 만으로는 어필할 수 없다. 구단의 젊은 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재미있는 소재들을 많이 발굴했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프로 축구단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포항의 성적이 반등한 것은 6월 휴식기 이후였다.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교육을 위해 특별 강사를 초빙할 것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대표이사 강연이었다. 고리타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당히 반응이 있었고, 실제로 성적이 반등했다. 선수들도 당시 강연을 감명 깊게 들었다고 하더라. 어떤 강연이었나?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스포츠는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한다. 팬들이 야유하는 경기는 하지 말자! 지더라도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경기를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유럽 축구를 이기자고 했더니 선수들이 갸우뚱하더라. 그래서 예를 들었다. 40년 전 전쟁의 폐허에서 원조를 받던 대한민국은 현재 조선, 철강, 전자 분야에서 세계 최강이다. 우리의 메인 스폰서 포스코는 1973년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신일본제철에서 기술을 습득해 포항 영일만 황무지에 설립됐다.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고, 포스코는 일본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는 세계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축구도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 K리그 성적보다 유럽 축구만큼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면 팬들도 당연히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선수들은 재미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 나는 관중 증대와 관중 편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지역사회 활동이 많아진 것 같다. 단순히 한 번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보여주기 위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행사가 많아졌다. 어떤 의도인가?
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의 동화가 필요하다. '지역 밀착'이라는 단어가 참 좋다. 하지만 모두 사람이 이어지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맺어지는 인연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성이 있다.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을 응원하면 언젠가 큰 힘이 되어서 돌아온다. 포스코 시절 지역 밀착 활동을 전개하면서 느낀 점이다. 재정적인 도움은 지역민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적인 접근 방식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지난 9월 태풍 삼바가 지나간 후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은 원정 경기를 이틀 앞두고 쑥대밭이 된 과수원을 찾아갔다. 그 마을은 고령화로 인해 75세 어르신이 가장 연배가 낮았다. 어르신들의 힘으로 과수원을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황감독과 선수단, 구단프런트가 힘을 모아 복구 작업을 돕자 어르신들이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다. 포항은 팬들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 학교를 찾아가 축구 클리닉을 열었고, 정기적으로 노인 스트레칭 교실, 장애인 축구 클리닉 등 지역의 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친밀도를 높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선수들이 경기장 밖 행사에 참가하는 횟수도 늘었다. 선수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
처음에는 선수들도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수들도 팬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기 시작한 후부터 태도가 변했다. 적극적으로 축구 클리닉 등 다양한 지역밀착활동에 임했고, 팬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자 선수들도 흥미가 붙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합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이 주로 지역밀착활동에 참석했지만 나중에는 1군 주축 선수들도 자신이 자발적으로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을 시작했다.

선수들도 유난히 '포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는 것 같다. 특히 포항은 자체 유소년 출신이 많다. 구단 역시 선수 육성에 대해서는 남다른 시각을 가진 것 같은데?
유소년 육성 시스템은 구단의 미래며 나아가 한국 축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 올해 포항이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유소년 출신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준 덕분이다. 포항의 유소년 시스템 출신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포항 선수들을 보면서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고, 스틸야드는 그들에게 꿈의 그라운드다. 당연히 팀에 대한 충성도와 '포항'이라는 이름에 대한 자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올해 1군 경기에 경기당 평균 6~7명의 유스팀 출신 선수들이 출전했다. 신화용, 황진성, 신광훈, 고무열, 김대호, 신진호, 이명주 등은 현재 팀의 주축이다. 특히 신인왕을 차지한 이명주는 신형민의 이적으로 인한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채워줬다. AFC U-19 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 문창진과 이광훈은 포항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포항스틸러스 스쿼드 중 총 36명 중에서 12명인 33.3%가 포항 유소년 시스템 출신이다. 내년에는 스쿼드 숫자의 50%가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유소년 시스템 출신 선수들이 팀의 중심이 될 것이다. 취약한 포지션만 영입을 통해서 보강할 것이다. 황선홍 감독과는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지역 사회와의 밀착도 잘 진행되고 있고, 선수 육성 역시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올 시즌 관중은 늘었나? 포항에서 야구를 하는 바램에 위기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
지난 8월 포항에서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있었다. 포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입장권이 매진되고, 경기장이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차는 모습은 솔직히 부러웠다.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도 직접 야구장에 가서 현장을 봤다. 진심으로 느낀 점이 많았다. '야구장의 문화를 벤치마킹 하자'는 결심을 했다. 내년 시즌에 스틸야드에서 적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내년에는 창단 40주년이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통해 다시 큰 도전을 하게 된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당장 눈앞만 보고는 아무런 일도 못한다. '스틸러스 웨이' 역시 장기적으로 포항이 전통의 명가로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홈 팬들이 꾸준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40주년인 만큼 나름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준비 중이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더욱 찬란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올해 약 26만 명의 관중이 스틸야드를 찾았다. 내년에는 총 관중 50만 명이 목표다. 황선홍 감독은 성적에만 집중해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케 하고, 구단은 관중 증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내 자신 역시 포항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

포항=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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