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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장이 직접 영입한 한국 축구의 미래

[누드토크] <50> 김영권, “광저우로 간 이유? 리피 감독 때문”

기사입력 : 2013.01.07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 5개월이 지났고 해가 바뀌었지만 런던 올림픽에서 축구 동메달을 획득한 순간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팀의 전 구성원이 하나로 뭉쳤기에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그래도 그 중 한 명을 꼽아본다면 최후방에서 수비를 이끈 김영권(23, 광저우 헝다)을 주저 없이 선택하겠다.

팀의 전 구성원이 하나로 뭉쳤기에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그래도 그 중 한 명을 꼽아본다면 최후방에서 수비를 이끈 김영권(23, 광저우 헝다)이 숨은 MVP로 불릴 만하다.

올림픽대표팀의 수비 리더는 홍정호(24, 제주)였다. 그러나 홍정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하면서 수비의 축이 김영권으로 이동했다. 대회를 앞두고 중책을 맡은 김영권은 상대 공격수 발을 묶는 강한 수비와 노련한 수비 지휘로 6경기 동안 5골만 내주는 촘촘한 수비망을 펼쳤다. 브라질전 3실점을 제외한다면 5경기 2실점이라는 놀라운 성과였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중국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신뢰 아래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 광저우의 중국슈퍼리그, 중국 FA컵 우승에 밑거름이 됐다.

지난 4일 팀에 합류한 김영권을 출국 직전에 만났다. 그는 올해 더 큰 목표를 그리며 2012년의 짜릿한 시간을 이어겠다는 다짐을 나타냈다. 런던 올림픽과 A대표팀, 광저우 그리고 고향팀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까지. 지금부터 김영권이 털어놓는 이야기들을 들어보겠다.

”현실된 올림픽 동메달 받자 소름 돋았다”
- 2012년의 김영권을 얘기할 때 런던 올림픽을 빼놓을 수 없어요. 동메달을 예상했나요?
아마 누구도 메달을 딴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거에요. 기대를 한 사람들은 많았겠지만, 확신한 사람은 없었을 테죠. 하지만 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메달을 목표로 하고 갔어요. 생각은 했지만 그게 현실이 되니 너무 이상했고 믿기지 않았죠. 받고 나니 이게 메달인가 싶었어요. 시상식 때 메달을 받고 태극기가 올라 가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 올림픽 출전 전 부상으로 제외된 홍정호의 공백에 대한 우려가 많았어요. 홍정호가 수비의 리더였기에 부담이 컸을 텐데?
물론 부담이 있었죠. 정호가 나가고 수비 라인인 (황)석호, (김)기희, (윤)석영이, (김)창수 형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창수 형도 올림픽대표팀에 처음 들어왔기에 저희와 마음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창수 형은 안 보이는 곳에서 특히 많이 한 것 같아요.

- 올림픽에서 브라질전을 제외하면 5경기에서 2골만 내줬어요. 수비의 비결을 꼽아본다면?
수비가 잘 했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솔직히 수비보다 앞에 있는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어요. 수비를 11명이 다 함께 한 것이나 다름 없어요. 운도 따라준 것 같고요.

- 올림픽대표팀과 달리 A대표팀에는 중용되지 않고 있어요. 조광래 감독 때와 달리 최강희 감독 부임 후 대표팀 선발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는데요?
감독님의 스타일 차이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중앙 수비수인데 A대표팀에서는 측면 수비를 많이 봤어요. 공부가 되지만 제가 계속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으면 더 많은 공부가 됐을 것이라 생각해요. 또 기회가 (올림픽대표팀보다) 별로 없었던 것 같고요. 전문적인 측면 수비수 대신 제가 뛰는 것도 부담이 됐고 힘들었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경기력에도 지장을 준 거고요. 둘 다 잘하면 좋지만, 저는 아직 둘 다 하기에는 준비가 안 됐어요. 중앙 수비수로서도 완성되지 않았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네요.

”리피 감독님께서 날 적극적으로 원하셨다”
- 리피라는 명장 밑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어요. 그 동안 가르침 받은 지도자와는 다를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가르쳐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경기장에서 경기를 할 때 풀어나가는 분위기를 잘 아시죠. 예를 들어 전반에 밀리면 후반에 어떻게 분위기를 바꾸는지 잘 아세요. 상황마다 판단력이 매우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점을 볼 때 마다 “역시 명장”이라는 생각을 했죠.



- 지난해 7월, 올림픽을 앞두고 광저우 헝다로 이적했어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주위에서 올림픽이 끝난 뒤 좋은 데 가지 않고 미리 결정하냐고 얘기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이적한 가장 큰 이유는 리피 감독님 때문입니다.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저를 원하셨고 에이전트를 통해 영입의사를 전하셨어요. 일본에도 몇 번 오셔서 제가 뛰는 오미야 아르디자 경기도 보셨고요. 오래 전부터 저를 지켜보시고 영입하신 같아요.

- 7월 초에 광저우로 이적했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에야 처음으로 광저우에 합류했어요. 뒤늦은 합류가 팀 내 입지에 안 좋은 영향을 주었나요?
올림픽 영향은 물론 있었죠. 중국에 갈 때 텃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가보니 텃세가 느껴졌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잖아요? 경기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감독님께서 저를 많이 생각해주셨어요. 올림픽을 마치고 일주일 정도 한국에서 쉰 뒤 광저우로 갔어요. 가자마자 랴오닝 우윈과의 중국 FA컵 4강 1차전이 있었는데 뛰었어요. (Q:팀 훈련도 하지 않고 바로 실전에?) 네. 광저우에 가서 하루 훈련하고 경기를 바로 했어요. (웃음) 그리고 그 다음에는 텐진 터다와 리그 23라운드를 했는데 경기력이 좋았어요. 경기 끝나고 감독님께서 “김영권 선수를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칭찬하신 것을 듣기도 했죠. 티 나게 하시지는 않지만 말씀하시는 것 들어보면 저를 많이 생각해주셔요. 한번은 대표팀에 소집됐다고 하니까 “90분을 안 뛰었으면 좋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하신 적도 있어요.

- 조원희와 같이 생활 했는데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조원희가 이적해서 아쉬움도 있을 것 같아요. 전북에서 뛰었던 펑샤오팅, 황보원과는 어떻게 지냈나요?
원희 형과 말동무가 다됐죠. 원희 형이 중국에서 생활하는 부분도 알려줬고요. 길 안내도 많이 받았어요. 펑샤오팅, 황보원이 한국에 있을 때 한국어를 조금 배웠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한국어로 얘기하고 서로 도우며 잘 지냈죠.

- 작년 AFC 챔피언스리그서 광저우가 전북을 크게 이겨 모두가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중국프로축구의 수준이 어떤가요?
솔직히 광저우 선수들이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어요. 생각도 못했죠. 한국이나 일본보다 수준이 낮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해보니 정말 잘 한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특히 저희 팀 선수들이 잘해요.

- 콘카 같이 함께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난 점이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광저우에 가서 콘카를 실제로 처음 봤는데 지금까지 제가 만난 선수들 중 가장 잘 차는 것 같아요. 단순히 힘 있고 빠른 것이 아니라 볼을 잘 다르고 축구 센스가 뛰어나요. 정말 잘한다는 말만 나와요. 볼 차는 스케일이 달라요. 올림픽에서 만난 선수들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요.

- 한국에는 광저우가 선수들에게 중요한 경기 때마다 거액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사실인가요?
중요한 경기 때는 구단에서 베팅을 하죠.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같은 경우에 베팅을 했어요. FA컵 결승전 상대가 귀저우 런허였는데 결승 2차전 때 귀저우가 선수들에게 50억원을 베팅했었대요. 아마 중국에서 최대 베팅액이었을 거에요.

- 중국 축구가 거액을 쓰는 것에 대해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본인이 느끼기에 어땠나요?
솔직히 돈만 보고 하는 것은 아니죠. 경기를 열심히 하는 안에서 돈이 움직이는 거죠. 당연히 많이 주면 좋죠. 그래도 전 돈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고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기회가 많다고 봐요. 특별히 큰 차이를 느끼지는 않아요.



”고향팀 전북과의 맞대결 기대”
- 작년에 광저우를 가자마자 리그와 FA컵 우승을 모두 경험했어요. 올림픽과 함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는 말이 어울리는데?
너무 좋아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에요. 너무 좋은데 너무 불안하기도 해요. 아무래도 2위보다는 1위가 불안한 그런 느낌이에요.

- 2012년을 화려하게 보내서 2013년은 다소 의욕이 없지 않을까요?
하기 싫은 것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걱정도 해요. “이것보다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많아요. 그런데 막상 하면 또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어떻게 준비를 더 잘할까”하는 생각도 많이 하거든요.

-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 문제도 해결한 만큼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나요?
기회만 주어지면 언제든지 유럽 무대에 나가고 싶어요. 유럽을 한 번 경험해보는 게 축구 선수에게는 좋은 일 같아요. (Q:만약 리피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로 갈 때 본인을 데리고 간다면? 감독님이 레알 마드리드로 절 데리고 가신다면 전 돈을 받지 않아도 갈 겁니다. 저를 믿어주시는 분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제 마음이거든요. 레알 마드리드가 감독님을 원하는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 좋은 결정 하실 거라 생각해요.

- 올해 광저우 유니폼을 입고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게 됐어요. 처음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됐는데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은데요?
AFC 챔피언스리그는 또 다른 경험을 쌓게 해주죠. 프로 선수가 된 뒤 K리그 팀을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공교롭게 고향팀인 전북과 같은 조에 속하게 됐어요. 한 번 상대하고 싶었기에 기대가 되요. K리그가 어떤 리그이고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몸으로 느끼고 싶어요. 고향에서 대학(전주대)까지 다녔던 곳에서 고향팀을 상대하는 만큼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프로니까요.



- 올해부터는 국가대표로 맹활약을 펼쳐야 해요. 월드컵 최종예선도 있는데 어떤 각오로 임할 생각인가요?
대표팀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워요. 들어가게 되면 많은 경험을 쌓고 연습을 하고 싶어요. 월드컵 예선도 있으니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최강희 감독님 부임 후 많이 소집되지 않았으니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축구를 잘 파악하고 집중해서 할 겁니다. 그래서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고 싶어요.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다음에는 광저우가 리그, FA컵, AFC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하는데 기여하고 싶어요. 하는 김에 모든 걸 다하고 싶네요. (웃음)


인터뷰=김성진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DB,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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