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우라와 제압한 FC서울… '소통이 힘이다'
입력 : 2012.02.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가고시마(일본)] 배진경 기자= “주영아, 나가지마. 아디한테 줘”, “다시 받아”, “사이드로 돌려! 약올려, 약올려”….

쉴 새 없이 주문이 쏟아진다. 언뜻 들으면 코칭스태프의 지시 같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코칭스태프는 좋은 그림이 나올 때마다 ‘오케이, 오케이’하며 추임새를 넣을 뿐이다. 11일 FC서울과 우라와 레즈의 연습경기가 벌어진 현장의 그림이다.

주로 하대성과 김진규, 김용대가 목소리를 냈다. 후방에 있는 김진규와 김용대는 넓은 시야가 확보되는 만큼 대열을 정리하고 볼의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맡았다. 하대성은 속도와 템포를 조율했다. 전술적인 움직임에 집중하려는 선수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우라와가 역습을 펼칠 때는 김진규가 “왼발잡이다(상대가 왼발을 쓰지 못하게 막으라는 의미)”라고 외쳤다. 휴식시간에 데얀이 고광민에게 “유(You)가 스톱하면 다 힘들어. 고, 고, 고(공격을 시도하라는 의미). 괜찮아, 베이비”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격려하기도 했다.

서울이 초반부터 ‘소통’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면서 압박과 속공으로 나가자 우라와는 당황했다. 45분씩 3쿼터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서울은 4-1로 승리했다. 1쿼터에서 데얀과 김주영이 연속골을 넣었고 2쿼터에서는 몰리나가 2골을 기록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서울의 ‘소통’은 우라와의 ‘침묵’과 대비돼 더욱 두드러졌다. 끌려가는 팀의 특징은 말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쫓아가느라 뛰는 것만으로도 힘들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소통’이었다. 경기 중 선수들끼리 수시로 대화를 나누며 위치를 조정하고 서로의 움직임을 보완한 덕에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박태하 코치는 “소통이 전술의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2쿼터에서 네 골 차로 이기다 한 골을 허용한 후에는 “괜찮아, 우리도 같이 거칠게 상대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이기고 있어도 상대를 더 압도하겠다는 의지. 곧 이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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