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전] 몰리나, “득점왕 관심없지만 에닝요는 이기고파”
입력 : 2012.03.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FC 서울의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가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대전시티즌과의 경기에 멀티골을 작렬하며 시즌 4호골을 쐈다. 원맨쇼다. 팀 동료 데얀을 앞지르는 기록이다. 득점왕을 차지할 기세다.

몰리나는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라운드 경기에서 대전을 상대로 두 골을 몰아치며 2-0 승리의 주역이 됐다. 몰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에 처음 들어갈 때부터 느낌이 매우 좋았다. 경기 초반에 대전 선수들 마크가 터프해서 힘들긴 했지만 선수들이 볼을 따라가고 많이 뛰었던 것 때문에 (체력이 떨어져) 후반전에 좋은 기회 올 것으로 생각했다. 후반에 그 좋은 기회 살려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자평했다.

지난해 서울 입단 초기 힘겨웠던 적응기를 보낸 몰리나는 쾌조의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데얀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와중에 서울의 구세주로 활약하고 있다. 몰리나는 “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작년에는 팀 분위기를 잘 몰랐기 때문에 적응에 시간이 걸려서 힘들었다. 후반기에 가서 동료의 믿음도 얻고 팀에 녹아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기에 좋은 경기를 했고 그 상태가 이어져온 것”이라며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초반 좋은 성적 내고 있고 이 분위기 몰아서 계속 좋은 모습으로 올해 꼭 우승을 하고 싶다. 올해 스플릿 제도가 생겼기 때문에 리그가 길어져서 많은 경기 치러야 한다. 선수들끼리 더 믿고 좋은 성적 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올시즌 K리그 우승에 대한 염원을 표했다.

하지만 몰리나는 개인적은 욕심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득점 선두에 올랐지만 득점왕은 자신의 목표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나는 득점왕 타입의 선수가 아니다. 내가 잘할 수 있고 잘해온 것은 동료들에게 어시스트하거나 좋은 패스를 주는 것이다. 그것이 내 특징이다. 데얀도 골을 넣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이 넣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계속 이어져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동료를 도와 팀이 승리하는 것을 원한다. 골을 넣던 어시스트를 하던 어떤 상황이든 팀이 승리하게 돕는 것이 내 임무다. 계속 잘해서 오래오래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서울의 우승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다. 서울은 4라운드에 전북과 홈 경기를 치른다. 초반 주도권 다툼에 분수령이 될 경기다. 몰리나 역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전북은 항상 강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긴 리그에서 많은 승점을 쌓을 팀이다. 항상 상위에 있을 팀이기 때문에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꼭 이겨야 한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북이 바뀌지 않는 스쿼드로 손발을 잘 맞추고 좋은 팀인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도 이기기에 문제 없는 좋은 팀이다.”

몰리나는 전북의 공격을 이끄는 브라질 공격수 에닝요에 대한 라이벌 의식을 드러냈다. 선의의 경쟁이 자신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그런 비교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에닝요는 이미 전북과 우승을 두 번이나 했고 골도 많이 넣었다. 좋은 경기를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강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내게 동기부여를 많이 해준다. 다음 경기에는 세트피스에서 골, 좋은 장면이 나올 텐데 좋은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몰리나는 최용수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괌에서 치른 동계훈련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힘들다는 말 하나 없이 따라와 줘서 느낌이 좋았다. 가족을 사랑하는 선수인데 그 만큼 선수들도 아낀다. K리그에 앞지를 자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지난 시즌 서울의 주역이 데얀이었다면 올시즌에는 몰리나의 차례다. 2012시즌 초반 몰리나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금 서울에 몰리나는 리오넬 메시가 부럽지 않은 '메시아'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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