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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돋보기] 팀 빌딩의 ‘좋은 예’ 제주...스타 없는 '스타 팀'

기사입력 : 2012.04.23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사진=이연수 기자
사진=이연수 기자

[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프로스포츠에선 돈이 중요하다. 부자 팀은 스타플레이어가 많으니 강하다. 그렇지 못한 팀은 ‘한방’ 해주는 선수가 없으니 고전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평범한 얼굴들로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팀도 있다.

올 시즌 9라운드가 지난 K리그의 순위표는 개막 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바 돈 많고 스타가 많은 팀들이 모두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선수가 없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당당히 2위에 올라있다. 대표급 선수가 홍정호 한 명뿐인 제주는 9경기에서 5승3무1패 승점 18점으로 보란 듯이 선두 다툼 중이다. 구자철, 김은중, 박현범 등의 공백이 무안하기까지 하다. 단단한 팀 빌딩의 개가다.

선수단 변화에도 끄덕 없다
제주의 특징은 선수단 변화와 상관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21일 서울 원정에서 제주는 주전 센터백인 홍정호와 박병주, 플레이메이커 송진형이 빠졌다. 그러나 강팀 서울을 상대로 결국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오반석, 오승범 등이 주전 공백을 잘 메운 덕분이다. 특히 K리그 경험이 거의 없는 오반석은 그 동안 제주를 괴롭혔던 데얀을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오승범 역시 성실한 중원 압박과 깔끔한 패스 연결로 합격점을 받았다.

꾸준한 경기력의 원동력은 제주의 튼실한 뼈대다. 박경훈 감독은 “2010년 부임하면서 리빌딩을 시작했다. 이제는 어떤 선수가 오면 우리의 철학을 실현할 수 있을지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변화가 있어도 조직력이 꾸준히 유지되는 비결인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에서는 김은중, 김호준, 배기종 등 큰 이빨이 쏙쏙 빠졌다. 하지만 새로 영입된 서동현, 송진형, 송호영, 박병주 등이 박경훈 감독의 ‘방울뱀 축구’를 완벽히 실현하고 있다. 얼굴은 바꿨지만 제주의 특징은 유지되고 조직력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특급 ‘선수’ 없는 특급 ‘팀’
제주에는 ‘특별한’ 선수가 없다. 순위 경쟁팀들과의 비교로 금방 알 수 있다. 리그 선두 수원에는 라돈치치와 정성룡, 울산(3위)의 이근호와 곽태휘, 서울(4위)의 데얀과 몰리나 등 다들 둘째 가면 서러울 만한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기량과 몸값 모두 특급이다. 전북(5위)은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등 그야말로 스타군단이다. 반면 제주에는 홍정호 외엔 대표급이나 K리그 정상급이라고 할 만한 선수가 딱히 없다. 구단 예산상 비싸고 확실한 스타 영입으로 즉시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를 상대하는 감독들은 하나같이 “제주는 좋은 팀”이라고 입을 모은다. 비결은 따로 없다. 기본에 충실할 뿐이다. 박경훈 감독은 “공을 안 가진 선수의 움직임을 선수들에게 강조한다. 패스를 주고받는 두 명 외에 제3의 선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득점 찬스가 생긴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박경훈 감독은 혼자 해낼 수 있는 선수보다 볼 소유 능력과 개인기를 갖춘 선수를 선호한다. 축구의 기본 중 기본을 어느 팀보다 잘해내기 때문에 제주는 스타플레이어 없는 ‘스타 팀’이 되고 있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코칭 스태프
박경훈 감독의 팀 빌딩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코칭 스태프가 빚어낸 환상의 호흡 덕분이다. 박경훈 감독은 팀 빌딩을 말하면서 박동우 스카우트의 이름을 거론했다. 2010년부터 제주의 선수 영입을 담당한 박동우 스카우트는 박현범, 배기종의 영입으로 능력을 인정 받았다.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는 송진형도 그의 작품이다. 선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했다. 코칭 스태프가 그린 그림에 색을 입혀 완성시킨다.

박경훈 감독을 보좌하는 이도영 수석코치는 경기인 출신이 아니다. 하지만 해박한 축구 지식으로 무장한 이론가다. 대한축구협회 전임강사 시절, 그의 지식에 감탄한 박경훈 감독이 직접 이도영 수석코치를 일선으로 끌어들였다. 스완지 시티와 아틀레틱 빌바오의 전술까지 분석해 제주의 탄탄한 설계에 밑바탕이 되고 있다. 비디오 자료 수집에 능한 김영민 코치와 분위기 메이커 이충호 골키퍼 코치도 깨알 같은 공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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