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스타] ‘호날두 봉쇄’ 라모스, ‘PK 선방’ 카시야스...스페인 수비 빛났다
입력 : 2012.06.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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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스페인이 대회 최대 고비를 넘기고 유로2012 결승전 무대에 진출했다. 타이트한 경기 일정을 소화하며 강한 체력 부담을 느낀 스페인은 포르투갈의 거친 압박 수비에 고전했지만 수비의 미학을 보여주며 3연속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이날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다. 패스의 마법도 없었다. 하지만 전방부터 강한 압박과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포르투갈의 역습 기회를 틀어막았다.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수비 안정감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방과 중원의 성벽도 견고했지만 최후방에서 안정감을 보인 라모스와 카시야스의 헌신과 리더십은 스페인의 빼어난 팀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스페인이 우승할 수 있는 이유는 강력한 중원만큼이나 탄탄한 수비진을 갖추기 있기 때문이다. 이날만큼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중심이 된 미드필드진이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와 부주장 세르히오 라모스가 이끈 수비진이 주인공이었다.

알바로 네그레도의 깜짝 선발 투입이 효과를 보지 못했고, 핵심 미드필더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여느 때 보다 잦은 패스 미스로 중원 장악에 실패하며 흔들린 스페인은 고비 때마다 나온 수비진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을 탈락시켰다.

28일 새벽(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돈바스 아레나에서 스페인을 빛낸 것은 진짜 9번과 가짜 9번 논쟁, 헤수스 나바스와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조커 투입 등 공격진이 아닌 수비진의 중심 기둥 세르히오 라모스와 이케르 카시야스였다.

2011/2012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히카르두 카르발류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센터백으로 이동한 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쳐보였던 라모스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센터백으로 재조명됐다. 카를라스 푸욜이 대회 직전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완벽하게 대체했다.

라모스는 이날 소속팀 동료이자 포르투갈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 호날두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호날두는 공격진에서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스페인 수비 배후를 공략했지만 라모스는 호날두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볼을 차단하고 동선을 끊고 볼 경합에서 승리했다. 경고를 불사하면서 까지 결정적인 기회를 저지했다. 호날두는 경기 내내 한 번도 시원하게 골문으로 질주하지 못했다.

라모스는 높이와 속력, 위치 선정과 태클 기술, 몸싸움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이며 센터백으로 교과서적인 활약을 했다. 게다가 공격적으로도 멋진 플레이를 보였다. 연장 전반 15분 과감하게 시도한 장거리 프리킥 슈팅은 호날두가 시도한 세 차례 무회전 프리킥 슈팅보다 위력적이었다. 라모스는 승부차기에서도 도발적인 칩샷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포르투갈의 기선을 제압하기도 했다.

승리의 수호신은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였다. 120분 동안 돋보였던 것은 포르투갈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였지만 승부차기에서 웃은 쪽은 카시야스였다. 주장 카시야스는 호날두와 동전 던지기로 선축을 정했다. 카시야스가 택한 면이 나오며 스페인이 유리한 선축권을 가져갔다.

불운하게도 스페인의 첫 번째 키커 사비 알론소의 슈팅이 파트리시우의 선방에 막혔다. 심리적으로 열세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카시야스가 곧바로 포르투갈의 첫 번째 키커 주앙 무티뉴의 킥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카시야스가 내뿜은 위압감은 결국 포르투갈의 네 번째 키커 브루누 알베스의 실축까지 이끌어냈다. 다섯 번째 키커로 대기 중이던 호날두는 킥을 시도해보지도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스페인의 이날 경기 결과는 공식적으로 무승부다. 카시야스는 자신의 A매치 100번째 승리 기록을 결승전 경기로 미루게 됐다. 136번째 A매치에서 77번째 행운의 클린시트를 기록한 카시야스가 또 한번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리며 스페인 축구 영광의 시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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