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보로 참사, 사망 96명 중 41명 살 수 있었다
입력 : 2012.09.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축구장에서 벌어진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인 힐스보로 참사에서 사망자 96명 중 41명은 제때 응급조치를 받지 못한 탓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언론은 12일 일제히 '힐스보로 독립 패널'(Hillsborough Independent Panel)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힐스보로 독립 패널'은 1989년 4월 15일 잉글랜드 셰필드의 힐스보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FA컵 준결승 경기에서 리버풀 팬 96명이 사망했던 힐스보로 참사를 조사해 왔다.

45만 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에는 힐스보로 참사의 사망자 96명 중 41명은 제대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힐스보로 참사는 정확히 오후 3시 15분에 발생했는데, 41명은 사건 발생 이후에도 살아 있거나 주요 장기가 제 기능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패널 중 한 명으로 조사에 참여했던 빌 커커프 박사는 "28명의 사람들은 혈류가 차단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고, 16명은 참사 이후에도 심장과 폐가 오랫동안 기능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따라서 총 41명은 3시 15분 이후에도 생존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실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수가 살아남았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잠재적으로 대략 그 정도일 거라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응급 체계의 미비와 함께 참사 당시 경찰의 대응에 대해서도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보고서는 경찰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지만, 사건 이후 경찰이 책임을 피하려 했다는 정황을 찾아냈다.

보고서는 "다양한 조사를 분석한 결과, 리버풀 팬들의 재난 이후 (당시 경기장 치안을 책임졌던) 남(南)요크셔 경찰이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힐스보로 참사 이후 발표된 테일러 보고서에서 남요크셔 경찰은 "예외적이고 공격적이며 예상치 못했던 관중들의 행동을 강조"한 바 있다.

외신팀 안혜림 에디터
사진=ⓒMatt West-Chris Brunskill/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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