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같았던 파비오의 지략, 남은 83분은 전북의 시간
입력 : 2013.04.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정지훈 기자= 단 7분 만에 두골을 허용했지만 나머지 83분은 전북 현대의 시간이었다. 이 중심에는 파비오 감독대행의 변화무쌍한 전술이 있었다.

전북은 9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013 F조 4차전 우라와 레즈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 서상민의 동점골에 힘입어 2-2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홈에서 단 7분 만에 두 골을 허용했다. 자칫 무너질 수 있는 경기였지만 파비오 대행은 빠르게 대응했다. 그는 두 골을 헌납한 이유를 중원싸움에서 찾았고 오른쪽 풀백 정혁을 중원에 배치했고 서상민을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공격과 수비 모두를 강화했다.

파비오 대행의 판단은 정확했다. 중원에 배치된 정혁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에 기여했고 중원싸움에 가담했다. 여기에 서상민은 적극적인 침투와 정확한 크로스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우라와의 빠른 측면을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결국, 그는 후반 추가시간 팀의 귀중한 동점골까지 터트리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파비오 대행은 “경기 초반 예상치 못하게 두 골을 허용해 전술을 수정해야 했고 공격적인 전술을 시도했다”며 전술 변화의 이유를 밝혔고 서상민은 “측면 수비 이동은 지시가 있었다. 훈련 중에도 연습을 많이 해 적응에는 문제가 없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좋았고 승점 1점이라도 따낸 것이 기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비오 대행의 두 번째 카드는 이동국과 케빈의 제공권이었다. 중원싸움에는 우라와가 강점이 있었지만 높이와 공격적인 장점은 전북에 있었다. 파비오 대행은 이것을 노렸고 두 선수는 전반 10분 이후부터 적극적인 침투와 몸싸움을 통해 공격을 이끌었다.

마지막 대응은 김정우의 투입이었다. 파비오 대행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정우를 투입해 중원을 장악했다. 김정우는 많은 활동량과 정확한 패스 그리고 강력한 압박으로 파비오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에 파비오 대행은 “김정우가 며칠전 감기몸살이 걸려 선발로 출전시키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후반 투입돼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정우가 더 이른 시간에 투입됐다면 승점 1점이 아닌 승리를 가져왔을 것이다”며 김정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변화무쌍한 전술과 대응으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낸 파비오 감독대행. 그가 전북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이끌 수 있을까.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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