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데칼코마니 같은 男∙女 대표팀, 결과도 같을까?
입력 : 2013.07.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공을 잡을 만하면 뺏어 버리고, 한 치의 공간도 허용치 않았다. ‘세계 챔피언’ 일본을 침몰시킨 태극낭자들의 모습이 딱 그랬다.

여자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에서 열린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2013 일본과의 경기에서 지소연의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과정 또한 무엇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더 눈에 띤 것은 여자대표팀이 보여준 아름다운 과정이 남자축구대표팀이 지난 호주전과 중국전에서 보였던 모습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바로 ‘압박’이었다. 여자대표팀은 전반 초반부터 일본을 체력적으로 아주 강하게 몰아 부쳤다. 전방에서부터 끊임없는 압박을 시도하며 일본의 공격 전개가 쉽게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 전방에서부터 시작된 압박은 앞선에서 그치지 않고 팀으로서의 압박을 시도하며 일본을 힘들게 했다

압박의 범위는 최전방에서도 이어졌다. 빠른 발과 기술을 가진 지소연을 중심으로 전가을과 유영아는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미드필더와 수비수간의 간격을 좁히고 짧은 패스를 시도했던 일본의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틈이 없었다.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로 상대팀을 괴롭히는 일본의 강점은 종적을 감췄다.

이제야 여자대표팀의 ‘압박 축구’가 제대로 꽃을 피웠다. 지난 북한전과 중국전에서도 그 위력은 발휘됐으나 이상하리도 결과에서는 웃을 수 없었던 여자대표팀이였기에 오늘 승리의 기쁨은 배가 됐다.

사실 '압박‘은 남자대표팀을 상징하던 키워드였다. 지난 호주전과 일본전에서 남자대표팀은 비록 골은 기록 못했지만 강력한 압박과 공간 장악으로 한국형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하지만 여자대표팀과 마찬가지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강력한 압박을 구사해 단 한골도 실점하지 않았으나, 득점 또한 무(無)에 그치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대표팀이 이번 일본전 이전까지 걷던 행보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달리 생각해보면 ‘압박’은 한.일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 여자대표팀이 그랬듯 남자대표팀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에 가려 조명 받지 못한 ‘압박 축구’가 빛을 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남자대표팀과 여자대표팀은 비슷한 축구를 구사한다. 지난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두 팀이 소화한 경기들을 비교하고 분석하고 나니 그들이 데칼코마니 같은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태극낭자들은 한.일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여자대표팀의 데칼코마니라 할 수 있는 남자대표팀도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까.

사진=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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