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고양, 6연승 이끈 3가지 원동력
입력 : 2013.09.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기고 싶었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6연승을 거둔 뒤 고양 Hi FC의 한 선수가 한 말이다. 고양은 지난 8일 광주 FC를 5-1로 꺾으며 6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 자신들을 6연승으로 이끌었을 뿐”이라며 그리 크게 들뜨거나 동요하지 않았다.

전반기 승점 13점에 불과했던 고양은 후반기 승점 18점을 쓸어 담으며 단숨에 7위에서 4위까지 올라섰다. 고양은 잔여 경기 모두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임할 태세다. 그들의 이런 승리의 원동력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린 직장동료가 아닌 한 가족이다

지난 8일 K리그 챌린지 23R가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고양 선수단은 오른팔에 검은 띠를 두르고 경기에 임했다. 고양 한영구 선수가 부친상을 당해 검은 띠를 오른팔에 두른 것이다. 고양 선수들은 6연승의 욕심보다 동료의 아픔을 함께하며 K리그 챌린지 최다연승 기록을 한영구 아버님께 바쳤다.

경기 후 고양 이세환은 인터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2골을 성공시켜서 너무 기쁘다. 이골은 하늘에 계시는 내동생 한영구 선수 아버님께 바친다”고 말할 정도로 그들은 끈끈한 동료애를 넘은 가족애로 뭉쳐 있었다.

이런 모습은 숙소 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고양 선수들의 숙소가 떠들썩했다. 고양 윤동헌이 사비를 털어 숙소내 후배 선수들에게 치킨 20마리를 샀다. 팀내 고참 반열에 있는 윤동헌은 치킨파티를 통해 동료들과 작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형제애보다 진한 그들의 이런 끈끈함 때문일까. 고양은 후반기 잔여 경기 전승도 가능하다는 심산이다. 앞으로 그들의 연승행진 귀추가 주목된다.

고양 Hi FC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

‘알 브라더스(알미르,알렉스)’는 K리그 챌린지의 키워드가 됐다. 더 이상을 이들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챌린지 리그를 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물오른 득점 감각을 보이며 득점 2위에 랭크된 알렉스는 후반기 들어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광주전에서는 득점 뿐만 아니라 도움 헤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에 완전히 동화된 모습을 보였다. 알미르 역시 8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또한 이들에게 상대 수비진이 몰린 사이 진창수와 정민무가 상대를 끊임없이 유린하고 있다. 6연승을 결정짓는 쐐기골 또한 정민무가 광주의 빈 공간을 파고들며 성공시켰다.


수비 또한 경기를 더할수록 견고해 지는 윤동헌 여효진 최병도 이세환의 4백라인이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특히 이세환은 광주전에서 2골을 머리와 발로 골고루 성공시키며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의 면모를 보여줬다.

골키퍼 여명용 또한 고비 때마다 상대의 날카로운 슈팅을 몸 아끼지 않고 막아내며, 경기당 1점대의 낮은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칭스텝의 맞춤형 전략

화요일 오전 10시. 고양 Hi FC의 숙소는 토론의 장으로 바뀐다. 코치들의 경기분석 및 지난 경기들에 대한 문제점 노출 브리핑에 이은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패배한 경기는 물론 이긴 경기 비디오를 수없이 돌려보며 자신들의 단점 토론을 시작한다. 선후배간 권위적인 분위가가 아닌, 한 선수로써 상호간 소통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일주일에 6차례에 걸쳐 도출된 토론 결론은 코칭 스텝들의 맞춤형 전술에 대입되어 요소요소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양의 이성길 코치는 “감독, 코치, 선수할 것 없이 서로를 한 축구인으로써 인정하고, 편하게 의견을 공유한다”며 “토론을 실시함으로써 각 상대팀에 대한 맞춤전략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무 감독은 “전반기 동안에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알아보기 위해 고른 선수들을 기용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알미르와 더불어 각 선수들의 강점을 파악해 베스트 일레븐을 꾸렸다”며 “그 결과 리그 최다연승을 기록하는 등 나날이 팀이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원FC를 2대1로 잡으며 5연승을 거둔 날 선수들에게 ‘이제 예선전이 끝났을 뿐, 이제부터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주문하며 정신력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결집된 팀웍과 상호간 구축된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된 연승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선후배 선수들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고자하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며 “이러한 의지를 바탕으로 잔여 경기 전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양은 14일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경찰축구단과 K리그 챌린지 24라운드를 치른다.

기획취재팀
사진=고양 Hi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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