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와 퇴보'의 갈림길에 선 유럽파
입력 : 2014.08.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과 매일 같이 경쟁해야 하는 유럽파들에게 어디 중요하지 않은 해가 있겠냐마는 2014/2015시즌은 특히나 그럴 듯 하다.

박지성, 이영표 등 유럽파 1세대들의 등장 이후 많은 한국 출신 선수들이 유럽에 나가 활동하고 있고, 누적된 시간 역시 짧지 않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막내' 손흥민(레버쿠젠)과 오라는 곳이 많은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제외하면 나머지 이들은 위기나 다름 없다. 물론 큰 물에서 노는 것 자체가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정체 혹은 퇴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잉글랜드 카디프 시티의 김보경의 경우 다시 그 험한 챔피언십(2부리그)로 내려가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세레소 오사카를 떠나 당시 2부리그 소속 카디프행을 택한 김보경은 팀이 곧바로 1부리그에 승격하며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가 했지만 지난 시즌 강등 철퇴를 피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유럽 생활 3년차에 접어드는 상황 속에서 기대만큼 입지를 닥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부임 이후 김보경의 팀 내 위상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제2의 박지성으로 주목받았건만 유럽파로 참가한 2014브라질월드컵에서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에선 올 시즌 역시나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볼턴의 이청용도 마찬가지다. 유럽 진출 이후 맹활약하며 엄청난 기대를 모았지만 다리 골절 이후 좀처럼 전성기 때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팀은 강등됐고, 2부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볼턴과의 계약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적도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데 활약이 뜸했다 보니 사실상 불러주는 곳이 없다.

오프 시즌 시도되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로의 보직 변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되겠지만 올 시즌이 유럽 생활의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임은 이청용 역시나 마찬가지다.

연장 선상에서 지동원(도르트문트)과 윤석영(퀸스 파크 레인저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잉글랜드 무대에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하던 지동원은 독일 명문 도르트문트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고, 윤석영은 팀이 1부리그에 승격하며 그토록 원하던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처지다. 지동원과 윤석영 모두 혹독한 주전 경쟁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들쑥날쑥한 출전 기회 속에 지동원과 윤석영은 유럽 진출 후 맞이한 브라질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클럽에서의 힘든 상황들이 결국 월드컵에서의 기량 저하로 연결됐다. 일단 팀과 뛰는 무대를 바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올 시즌에 뭔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체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사진=볼턴 원더러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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